영화 감상

역린 -- 정조 암살시도 사건

bluesky0321 2014. 5. 1. 14:39

시대가 변함에 따라

역사에 대한 인식, 평가도 변하기 마련이다.

지난 조선 오백년의 역사도 그러하거니

현대사도 그러하다.

 

이런 시국에 무슨 영화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시국에 따라 개인의 삶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순 없으나

시국을 쫓아 흔들리다 보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시류에 휩쓸려

개인의 삶은 무시되고 망각되고 만다.

 

여기 시국은 세월호의 참사 외에도

숨가쁘게 돌아가는 직장인의 애환을 말한다.

 

개인이 건강하지 못하면 가정이 건강하지 못하고

가정이 건강하지 못하면 직장이 건강하지 못하다.

직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나라가 건강하지 못하고

나라가 건강하지 못하면 구성원인 국민이 건강하지 못하다.

따라서 건강한 개인이 모든 것의 근본이다.

 

현대의 건강은 육체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면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길은 다름 아닌

 "쉼"이다.

 

 

 "쉼"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제일 선호하는 방법은 등산과 영화감상이다.

마침 4월의 마지막 날 개봉한다는

"역린"을 감상하기로 했다.

 

 

 

조선시대를 통털어 가장 태평성대를 누렸지만

어느 왕 못지 않은 아픔과 애환을 가진 왕 "영조와 정조"

 

그 중에서 정조는

역적의 누명을 쓴 사도세자의 아들로

"노론"의 반대세력이 득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25세 나이로 왕위에 즉위한다.

왕이 되는 날부터 정순왕후와 노론세력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급기야 재위 1년 만에 왕의 침소까지 암살단이 침투한다.

 

영화 "역린" 은 정조 암살시도의 하루를 그린 것이다.

정조는 이 암살을 무사히 피해감으로써 재위기간 25년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선정을 펼친다.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100% 재미있게 보려면

사전지식이 좀 필요하다.

물론 영조와 사도세자와의 관계 및

정조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드라마 "이산"에서도 소개되어

대부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역사공부를 해 보자

 

마침 영화를 보기 전 "설민석"이라는 특출난 강사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

역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하는 강사는 흔치않다.

설민석의 10분짜리 강의는 여기서 확인하시길...

 

유튜브

http://youtu.be/TyAmBTcYbRw

 

 

아래 그림의 가계도를 보면서 얘기를 해보자

 

 

 

 

그 내용을 요약하면

 

영조는 83세까지 사신 왕으로

조선시대 왕 중 가장 장수한 왕이다.

 재위기간 만 무려 51년 7개월이다.

 첫번째 부인인 "정성왕후"로부터는 후손이 없었으며,

후궁인 "정빈이씨"로부터 효장세자,

후궁인 "영빈이씨"로부터 사도세자가 있었다.

 

그러나 효장세자는 10세 때 병으로 죽고

영조의 나이 41세에 낳은 사도세자는 어려서부터 영민하여 천재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자라면서 영조의 너무나 큰 기대치가 부담이 되었는지

울화병이 겹쳐 미치고 만다.

사도세자의 행패는 당시 집권세력인 노론에게 빌미를 주어

노론의 끊임없는 상소와 고자질로 결국 영조는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다.

이것이 "임오화변"이다.

 

사도세자의 부인은 우리가 "한중록"이라는 책으로 익히 알고있는

"혜경궁 홍씨"이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 아들이 "이산"

훗날 정조대왕이다.

 

이산은 11세 때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을 때 노론들의 모함과 주변인물들의 전행을 낱낱이 알고 있다.

특히 아버지를 뒤주에 가두고 감시했던 인물이 "구선복"이라는

포도대장의 직위애 있던 인물인데

이는 정조 즉위 후에도 군의 실권을 쥐고 정조를 계속 위협하는 인물이다.

 

영조에 편인 노론과

사도세자 편인 소론의 권력다툼은 오늘날 여당, 야당의 그것과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

왕위계승을 이을 아들이 없었던 영조는

역적의 아들이라 왕이 될 수 없다는 노론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산을 "효장세자"의 아들로 양자 입적시켜

세손수업을 받게 한다.

 

노론의 입장에서는 "이산"이 왕이 되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산이 왕이 되는 것을 끝까지 방해한다.

더구나 정조는 즉위하는 첫 날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사도세자를 죽게 만든 노론과의 전면전을 펴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 아니었다.

 

이들 노론의 배후에는 영조의 첫번째 부인인 정성왕후가 죽고

영조나이 66세에 왕후로 받아들인 나이 15세의 "정순왕후"가 있었다.

정순왕후는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보다 10살이나 어린 나이였다.

즉 시어머니가 며느리보다 10살이나 어린 것이다.

이런 판국이다 보니 권력의 암투는 묘하게 돌아간다.

 

혜경궁 홍씨는 아들을 죽이려는 정순왕후를 독살하려 하고

노론은 정순왕후를 등에 없고 끊임없이 모반을 꾀한다.

이런 정치적 상황에서 정조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가 매일 이어진다.

 

역린은 노론이 거사를 치르기로 한 날

"今日殺主"

이 날의 역사적 장면을 영화로 재현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본 영화는 공감 100%, 재미 100%

배경은 조선시대이나

배우들의 대화체는 현대어를 모방하여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혜경궁 홍씨"

나이가 10살이나 어린 시어머니 정순왕후로부터

아들 "이산"을 지켜내기 위해 몸부림 친다.

 

 

 

"정순왕후" 

정성왕후 사후 영조와는 51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왕비로 책봉된다.

여기에는 노론들이 자기들의 입지를 굳히려는 야심이 숨어있다.

 

 

영화에서도 실제로도

정조와 정순왕후의 밀고 당기는 권력의 암투!

아버지를 죽인 자들의 처단을 표면에 내세움으로서

공공연히 정순왕후와 노론의 표적이 된다.

 

 

왕의 금위대장

노론의 수장 구선복을 처단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구선복은 사도세자 뒤주를 지키던 포도대장이었다.

반역을 꾀하는 정순왕후와 노론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정조는 구선복을 이용한다.

정조의 협상과 타협의 정치가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된다.

 

 

모처럼 "쉼"을 통한

정신적 건강을 회복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