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지원사 현장실습 체험
장애인활동지원사 교육과정에는 40시간의 이론교육과 10시간의 현장실습 교육과정이 있는데 지난 11/7일부터 11일까지는 40시간의 이론교육을 수료하였으며, 이번주에는 10시간의 현장실습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 내용에는 신체, 가사, 사회활동이 있는데 이 세가지 분야를 골고루 배분하여 10시간의 실습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1차로 신체와 가사활동 6시간을 수료했습니다.
실습은 10년 전 교통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신 강00씨댁에서 하게 되어 아침 일찍 이용자댁을 방문했습니다. 잠에서 깬 이용자를 밤새 경직된 팔과 다리를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시키고 침대에서 일으켜 휠체어로 옮겨 태웁니다. 전신마비인 이용자를 옮길 때는 기중기와 비슷한 의료용 기구를 활용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휠체어에 태운 채 화장실로 이동하여 몸에 물이 젖지 않도록 보호커버를 하고 머리감기, 세수를 하고 손과 발을 씻습니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이용자를 씻기는게 처음이라 매우 어색했으나 내가 씻는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하듯이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니 편해졌습니다. 얼굴과 손, 발에 스킨로션을 바르고 컴퓨터 책상 앞에 앉혀 줍니다. 팔 다리도 모두 마비이지만 손을 약간 흔들 수 있는 정도로 움직임을 이용한 특수 마우스로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이용합니다.
사고 전에 사업을 한 이용자는 후천적 장애 10년 차로 처음에는 마음이 매우 힘들었으나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살아간다고 말하는데 그 심정을 충분치는 않지만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아침은 간단히 과일 셀러드와 야쿠르트를 먹고 주식, 경제 등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괜히 말을 시키면 싫어하지 않을까 우려하였는데 의외로 화통하게 얘기가 잘 통했습니다. 주식얘기에서는 투자 종목에 대한 생각은 많이 달라서 내년 말쯤에는 누가 수익을 더 냈는지 내기를 하자는 농담도 했습니다.
강00씨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라 활동지원사 3분이 2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애는 후천적인 경우가 약 88%로 선천적인 장애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중에서 질병으로 인한 것인 약 56%이며, 다음으로 사고로 인한 것이 약 32%입니다. 따라서 장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지국가일수록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더 촘촘하게 잘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실습을 하면서 동정심이나 측은지심을 느끼지 않으려 했으나 장애인의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에 자꾸 안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도 다리를 다쳐 깁스를 했을 때 세상을 다 산 것 같는 상실감이 깊게 느껴 본 경험이 있어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6시간의 짧은 실습시간이었지만 이론교육 시간에 배웠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기억해뒀다가 내년 이맘때쯤 다시한번 찾아봐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해서 밤새 경직된 팔, 다리 근육을 풀어줍니다.
휠체어로 옮겨 태운 후 머리감기와 세수를 합니다
팔, 다리도 씻고 로션을 발라 줍니다
가사활동으로 아침 샐러드를 준비합니다
이상 모든 실습은 기존 강00씨를 돌보고 계신 활동지원사 분이 옆에서 도와준 것입니다.
도와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