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리산 천왕봉 첫 눈꽃산행
이 해가 가기전
지리산 천왕봉을 한번 오르고 싶었다.
매년 새해 1월에는 한라산
2월에는 지리산을 등정하였지만 왠일인지 2014년이
다가기전 천왕봉이 나를 불렀다.
아마 며칠전 크게 내린 눈소식 때문인 것 같다.
어디선가 본 천왕봉의 눈 풍경이 가슴 한 켠에 남아 나를 부른 것이다.
주일을 맞아 주변을 둘러보니 함꼐 동행할 지인이
마땅히 없다.
다들 김장이다, 집안일이다 바쁜 눈치라
혼자 길을 나섰다.
등산의 묘미는 혼자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물론 친구들 또는 지인들과 한잔하기도 하며 시끌벅적한 것도
때론 구미에 당기긴 하지만 이럴땐 1초의 고민도 없이 혼자 장비를 챙긴다.
따근한 국물과 밥만 챙기면 끝이다.
약간의 행동식과 물을 포함하여~
중산리주차장에서 오를땐 매번 법계사로 올라가
장터목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는데
오늘은 반대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장터목에서 올라가는 설경이 더욱 볼 만했던 기억이 있어서~
역시 지리산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멀리 고속도로에서 천왕봉이 하얗게 보일 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는데 정작 숲 속으로 들어오니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만약 천국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아마 이런 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들은 터널을 만들어
머리위에 얹혀진 눈의 무게를 견디느라 땀을 흘리는 듯하다.
또 다른 행운은
설경위에 부드럽게 비치는 햇살과
자는 냥 고요한 바람이다.
지리산이 언제 이렇게 고요한 날이 있었던가?
언뜻 적막이 찾아온다.
2014년 마지막 눈산행
마치 천국으로 가는 터널을 지나는 듯한 환상을
맛 본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