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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빨간 머리 앤

by bluesky0321 2026. 6. 17.


“빨간 머리 앤”을 읽었다고 생각되었지만 다시 읽고 나니 예전에 읽지 않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톰소여의 모험”도 ”허클베리핀의 모험“도 그랬다. 나이들어 어린시절 즐겨 읽었던 동화를 다시 꺼내 드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그럴줄 몰랐는데 “빨간 머리 앤”을 읽으며 몇번이나 눈시울이 촉촉해짐을 느꼈다. 눈물이 뚝 떨어질까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느스레를 떨었다. 참 내가 주책인가?

그런 반면 앤이 재잘거리는 말을 들으며 피씩 피씩 웃음이 나기도 한다. 앤이 천진스럽게 내뱉는 말은 물론 저자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어쩜 이리 적확하게 앤의 입을 빌어 말할 수 있을까? 저자의 능력이 부럽다.

내용은 대부분 아는 이야기이니 접어두고 앤이 표현한 재미있는 말들을 발췌한다.

“오 마릴라 아주머니! 오늘은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다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제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실 거예요. 늘 이런 기분이면 정말 즐겁지 않겠어요. 날마다 초대 받는다면 저도 모범생이 될 수 있을 것 이예요. 하지만 초대 받는 건 귀한 일이죠. 마릴라 아주머니 전 무척 두려워요. 실수라도 하면 어쩌죠.“

”너무 놀라지 마세요. 마릴라 아주머니, 마룻대를 걷다가 떨어졌어요. 발목을 삔 것 같아요. 하지만 마릴라 아주머니 목이 부러질 수도 있었어요.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니에요. 하지만 제발 마닐라 아주머니 저를 쳐다 보지 말고 가세요. 전 절망의 심연에 빠져 있어요. 누가 반에서 일등을 하던 누가 제일 좋은 이야기를 쓰든. 누가 주일학교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무 상관 없어요. 이제 다시는 어디에도 가지 못 할 것 같으니 그런 사소한 일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제 인생은 이제 끝이에요. 제발 아주머니 절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 파란 머리로 염색하고 난 후

”우린 부자야. 그래. 우린 15 년이 넘게 살았고 또 여왕처럼 행복하고 상상력도 가졌어. 저 바다를 봐. 얘들아. 은빛과 그림자와 어둠에 묻혀 있는 것들을. 우리가 백만달러를 가지고 있고 다이아몬드가 수십 개 있다고 해서 저것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겠니. 설사 그런 여자 여자들 중 한 사람과 나를 바꿀 수 있다 해도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거야.“

“글쎄 난 나 자신 외에는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아. 평생 동안 다이아몬드의 위로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난 진주 목걸이를 한 초록 지붕 집의 앤으로 아주 만족해. 매슈아저씨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보석보다 훨씬 더 귀한 사랑을 이 진주 목걸이에 담아 주셨다는 걸 난 알거든.”

“하지만 마릴라는 온종일 쓰디쓴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며 쓸데 없는 일을 해댔다. 그 고통은 가슴이 바작바작 타들어 가는 듯한 눈물로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자 복도 끝의 조그마한 동쪽 방에 그 생기발랄한 아이가 없고 부드러운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말릴라는 베개 얼굴을 묻고 엔을 그리워 하며 격정이 휩싸여 오열을 토해 냈다.”
- 앤을 퀸스 학교로 유학 보낸 마릴라

“앤은 창턱에 팔꿈치를 괴고 부드러운 뺨을 깍지 낀 두 손 위에 얹은 채 꿈꾸는 듯한 눈으로 멍하니 도시의 지붕과 뾰족탑을 지나 해가 지는 장엄하고 둥근 하늘을 바라보면서 젊음의 낙천성으로 만든 황금실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꿈을 엮고 있었다. 해마다 약속의  장미가 불후의 화관으로 엮어져 다가올 세월 속에 장미 빛으로 숨어있는 그 미래의 가능성들은 모두 앤의 것이었다.“

“그 외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일과 공부를 하며 겨울을 보냈다. 앤에게는 하루하루가 일 년이라는 목걸이를 만드는 황금 구슬처럼 미끄러져 지나갔다. 앤은 매사가 흥미로 웠고 열심히 했으며 행복을 느꼈다.”

“두 사람 뒤로 문이 열려 있고, 문이 닫히지 않도록 끼어 놓은 커다란 분홍색 조가비의 매끄러운 껍데기 안쪽의 나선형 무늬가 바다의 일몰을 떠오르게 했다.“

요즘 디지털 시대라 화려한 영상매체에 매료되어 책읽기를 덜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책읽기가 주는 잇점 또한 그에 못지 않으니 학생들은 책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