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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영화 감상

차이나타운 (Chinatown, 1974) - 잭 니콜슨 주연

by bluesky0321 2020. 6. 15.

로만 폴란스키의 1974년작으로

1930년대 LA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불륜을 전문으로 조사하는 사립탐정 제이크 기티스가 비밀에 싸인

에블린이라는 한 여인의 사건을 의뢰받는다.

 

제이크는 에블린과 관련된 조사를 하던 중

그녀의 복잡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비리와 음모로 가득한

미국 사회의 모순과 부패상을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의 필름 누아르 영화이며,

시나리오 작법의 교과서라 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검은, 어두운 등을 뜻하는 프랑스어 ‘누아르’(noir)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필름 누아르는 말 그대로 어두운 성향의 영화를 가리킨다.

 

다소 오랜된 작품이라도 매우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잭 니콜슨의 50대 젊은 시절의 모습과 연기력을 볼 수 있다.

 

 

 

사립탐정 제이크 기티스는

남편을 감시해달라는 한 부인의 의뢰를 받고,

수력발전 책임자인 멀레이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

그런데 멀레이의 진짜 부인인 에블린이 나타나고,

멀레이는 익사한 시체로 발견된다.

제이크는 멀레이의 죽음에 의문을 느끼고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멀레이가 익사가 아닌 살인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또한 제이크는 이 살인 사건의 배후에는

도시의 댐 건설을 둘러싼 엄청난 음모가 있음을 눈치 챈다.

제이크는 온갖 위협을 마주하며 이 음모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간다.

그리고 에블린과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사건의 중심에 에블린의 아버지이자

멀레이의 옛 동료인 노아 크로스가 있음을 밝혀낸다.

노아는 쓸모없는 땅을 헐값에 사들인 뒤,

저수지 물을 그쪽으로 빼돌려 비싼 값으로 땅을 팔아치우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멀레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노아의 추악하고 탐욕스러운 이면은 그것이 끝이 아니다.

노아는 자신의 양녀였던 에블린과 근친상간을 했고,

심지어는 그녀가 낳은 딸까지 자신의 딸로 삼으려 한다.

 

제이크는 에블린을 노아에게서 벗어나게 하려 하지만,

결국 에블린마저 목숨을 잃는다.

제이크는 추악한 진실 앞에서 무기력하게 절망한다.

 

 

 

 

 

 

 

 

 

 

 

 

 

 

주인공의 성격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데,

제이크는 세상 물정에 밝은 척하면서도 반복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서

능력의 한계를 노출한다.

 

로만 폴란스키가 직접 연기한 몸집이 작은 미치광이에게

코를 베여 영화의 상당 부분을 커다란 붕대를 감고 다니는 설정은

제이크의 허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직접 연기한 로만 폴란스키

 

 

 

 

 

 

 

 

 

 

 

 

 

 

 

 

 

 

 

 

 

 

 

〈차이나타운〉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이크는 댐 건설에 얽힌 음모를 알아차리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는 양녀를 임신시키고 그녀가 낳은 딸마저 근친상간하는

노아의 추악한 범죄를 알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해결하겠다고 나서면 나설수록 사태는 더욱 악화된다.

제이크는 노아로부터 에블린이 도망가도록 도우려 했지만,

이는 에블린마저 목숨을 잃는 결과를 낳는다.

에블린의 사고를 목격한 제이크는 터벅터벅 거리를 걷는다.

그런 그에게 친구가 이야기한다.

“잊어버려 제이크. 여기는 차이나타운이잖아.”

이 대사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이크의 무기력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는 곳’으로서의

차이나타운을 의미하기도 한다.

진실 앞에서 느끼는 무기력함을 표현하는 대사로서,

가장 강렬한 엔딩 대사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