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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잡동사니

봉황수 (조지훈)

by bluesky0321 2014. 12. 24.

 

 

봉황수 (조지훈)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 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소리도 없었다.

품석 옆에서 정일품 종구품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가 구천에 호곡하리라.

 

 

 

 

 

 

 

봉황수는 패망한 왕조의 궁궐에서 느끼는

슬픔을 노래한 시다.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에서

주체성없이 사대주의를 따르다가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을 비꼬는 것이다.

 

에부터 중국의 황제의 상징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황룡이었고

황후의 상징이 봉황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왕들은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봉황을 택했다고 알려진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에도

봉양문양은 대통령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이제 봉황문양은 권위주의의 표상이 된 느낌이다.

 

이제 봉황문양을 내리면 안되나?

초등학생 가방에는 봉황문양을 붙이고 다니면 안되나?

 

- 안도현의 발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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