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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영화 감상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by bluesky0321 2022. 10. 2.

비엔나에서 파리로 향하는 유럽횡단 기차 안에서
할머니댁을 방문하고 파리로 향하는 셀린느는
부부싸움으로 시끄러운 독일 커플을 피하려 자리를 옮기다가
미국인 청년 제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잠깐의 인사로 시작된 대화는
어느덧 두 남녀의 유년기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둘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친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 제시는
셀린느보다 먼저 비엔나에서 내려야 할 처지다.
아쉬움에 제시는 셀린느에게 하루 동안 비엔나를 여행하자는
깜짝 제안을 한다.

내가 젊었을 때 했음직한 뻔한 제시의 제안을
셀린느는 선뜻 받아들인다.
둘은 비엔나의 것곳을 걸으며 대화를 하는데
영화내내 제시와 셀린느의 대화뿐이지만 마치 내가 연애를 하는냥
제시와 셀린느의 대화 속에 빠지게 된다.

그 중에서 단어를 제시하면 그 단어를 넣어 시를 지어주겠다는
거리의 시인을 만나는 장면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제시와 셀린느는 '밀크세이크'라는 단어를 말하고
거리의 시인은 즉흥적인 시를 짓는다

"백일몽과 같은 망상
리무진같은 속눈썹
오 그대 예쁜얼굴로
내 포도주잔에 눈물을 흘려주오

저 큰 눈을 보라
그대는 내게 어떤 의미인지 보라
달콤한 케이크와 밀크세이크
나는 망상의 찬사
나는 환상의 퍼레이드

내생각을 그대가 알아주길
더 이상의 추측은 사라지길
나의 과거를 그대는 모르네
우리 미래는 우리는 모르네

강물의 나뭇거지처럼
인생에 정체되어
조류에 휘말려 하류로 훌러가네
난 그대를 그대는 나를 운반하리

그것이 마땅하니
그대는 날 모르는가?
지금쯤 날 알지 못하는가?"

그리고 각자의 유년기, 인생관, 사랑관, 미래에 대한
가치관 등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갑작스런 만남이지만 둘은 사랑이 싹트고 있음을 느낀다
뻔한 연락처를 주고받고 몇번 연락하다 시드는
너무나 뻔한 사랑은 싫은 둘은 6개월 후 이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이 영화는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의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아직 비포 미드나잇은 보지 못했는데
그것부터 먼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젊은 시절 연애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전에 본 적이 있지만 기억에 머물지 못한 추억을
다시 잡게 해 준 영화
비포 선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