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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감상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by bluesky0321 2014. 12. 8.

 

작가는 어느 책에선가

갈망의 3부작으로 촐라체, 고산자, 은교을 썼고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고발의 의미로

비즈니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소금을 썼다고 했다.

 

영원한 청춘작가인 박범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몇 년전 영화 "은교"를 통해 다시 한번

박범신작가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사실 나도 그런 탓에 영화를 본 후

은교 책을 다시 구입하였으며, 역시 잊고 있던 감수성을 깨워준

작가의 책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 것이다.

 

최근 작품 "힐링"을 접하면서

신자본주의 폐해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게, 무기력하게 당하고 만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저항작가라 하여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소설, 수필 등으로

필화를 겪는 작가들도 많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에서 나타나듯이

작가들의 글을 통해 시민은 위로받고 깨우치며

독재자들은 감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으로 자기의 행위를 되돌아보게 했다.

 

그러나 요즘은 군사독재가 경제의 독점으로 바뀌어

오히려 민주주의는 퇴보하는 양상인데도

식자들은 입을 닫고 있다.

 

작가는 "소금"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세희누나"를 통해

 신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계천 재봉사로 일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나는 이 일이 좋다는 순수한 처녀.

 

그리고 선명우를 통해 이 시대 아버지 상을 돌아보게 한다.

아버지를 단지 자신들의 단맛을 위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자로 만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들

 

그러나 끝내 그 자식들을 지켜내지 못하고 해체되는 가족

그 가족의 비애만큼이나 새로운 가족의 구성은 또 그 이상의 산고를 겪는다.

 

 

 

 

 

작가 박범신

 

 

 

소금의 목차

 

 

 

 

소설은

염부1의 죽음, 즉 주인공 선명우 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선명우의 딸 시우가

아버지를 찾아 나선 여행에서 나를 만나는 장면.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일컫는다.

 

 

 

 

소설의 소금인 만큼

소금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

그동안 짜게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은 탓으로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미네랄 또는 마그네슘 등의 성분이 없는

정제염을 얘기하는 것이고

우리나라의 천일염과 같이 이러한 성분들이 많은 소금은

당연히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실 '링거주사'라고 하는 것도 식염수이니 소금인 것이다.

 

 

 

 

 

 

 

 

소금의 맛은 짜 것이 아니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모두 내포되어 있다.

 

 

 

 

작가는

자본의 폭력성에 대해 아직 많은 할 말이 남아 있음을

깨닿고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자본의 폭력적인 구조가 그와 그의 가족사이의

근원적인 화해를 가로막고 있으며,

이 이야기는 어느 누구의 특정한 사람의 얘기가 아니라

아버지1, 아버지2, ... 아버지10의 얘기라고 작가는 얘기한다.

 

거대한 소비문명 속에서

그 소비를 위한 과실을 야수적인 노동력으로 따 온 아버지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부랑하고 있는가?

 

소비의 단맛을 허겁지겁 쫓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늙어가는 아버지들의 돌아누운 굽은 등을 한번이라도

웅숭깊게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작가의 절규가 들리는 듯하다.

 

 

 

 

 

 

 

 

 

또 이소설에서는 

우리들이 잘 몰라 사용하지 않았던

우리말의 나긋나긋한 표현들이 많이 있어 그것을 찾아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예를 들어

내가 시우를 처음 만나던 학교 운동장의 풍경을

"빈 운동장에 서 있으면 작은 것들의 소멸을 보는

애련함이 가슴에 나붓나붓 들어찼다"

 

"플라타너스 너른 잎 사이이로 자맥질하는

바람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 울음소리엔 뭐랄까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는 듯한

외따로운 느낌이 있었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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