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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감상

아는 만큼 보인다 - 유홍준 (한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by bluesky0321 2023. 8. 23.

1993년부터 2017년까지 20권이 발간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거의 다 읽었지만 오랜 된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번에 지금까지 나온 책 중 꼭 답사를 하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다.

이 말은 조선 정조시대 문인 유한준(1732~1811)이 당대 최고의 수장가인 석농 김광국의 수장품에 붙인 글을 유홍준이 각색한 것이라 한다.

원문은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이며, 그 뜻은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이 아니다”이다.

또 인상적인 내용이 있는데 남한 땅 5대 명찰이라는 논제로 매우 의미있는 글이라 그 내용을 적어본다.

1) 춘삼월 양지바른 댓돌 위에서 서당개가 턱을 앞발에 묻고 한가로이 낮잠 자는 듯한 절은 서산 개심사이다.

2) 한여름 온 식구가 김매러 간 사이 대청에서 낮잠 자던 어린애가 잠이 깨어 엄마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 듯한 절은 강진 무위사이다.

3) 늦가을 해질녘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반가운 손님이 올 리도 없건만 산마루 넘어오는 장꾼들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절은 부안 내소사이다.

4) 한겨울 폭설이 내린 산골 한 아낙네가 솔밭에서 바람이 부는 대로 굴러가는 솔방울을 줍고 있는 듯한 절은 청도 운문사이다.

5) 몇 날 며칠을 두고 비만 내리는 지루한 장미 끝에 홀연히 먹구름이 가시면서 밝은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듯한 절은 영주 부석사이다.

나는 1)번을 택한다. 그 이유는 오래 전 개심사에 들런 적이 있는데 그 때 느낀 감정과 한가로이 낮잠을 자는 강아지의 고요함 포근함 등이 묻어나는 절이라 생각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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