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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그 곳

제주 올레길 완주도전 : 올레 17코스부터 시작하다 (광령 - 제주원도심)

by bluesky0321 2023. 1. 14.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제주 올레길 완주에 나섰다.
작년말에 30년 이상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금년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업무에 대한 보상으로 정년퇴직이지만 270일간의 고용보험 혜택이 주어진다.
그래서 당장은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부담을 잠시 접어두고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만이라도 편히 즐겨보려 한다. 그 첫번째 여정으로 제주 올레길 답사를 택했다.
올레길의 유명세는 벌써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터이지만 막상 한코스도 제대로 걸어보지 못해 신년 첫달을 맞아 열흘간의 시간을 할애하여 제주로 건너왔다.
다행히 제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후배의 도움으로 숙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큰 비용의 부담은 덜 수 있게 되었다.

올레길을 완주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자신과의 약속이자 보람인 것이다.
오래전 올레길 서명숙이사장의 강연을 감명깊게 들은 바가 있던터라 올레길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이 있었다.
올레길의 원조가 칠레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순례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도 서이사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올레길을 전부 완주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써 알 수 없지만 1차로 10일간 제주에 머물면서 올레길을 체험해 볼 요량이다.
그 첫 코스로 올레 17코스를 택했다.
당초 1코스부터 순서대로 답사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공항에서 올레길 안내센터에 굳이 순서대로 걸으려고 하지말고 숙소에서 가까운데부터 걸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즉시 계획을 수정하여 그리하기로 한 것이다.
올레 17코스는 광령에서 제주원도심까지 걷는 코스인데 중간에 낯익은 용두암이 있어 이 코스를 먼저 선택했다.
전체 코스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거리는 18.1km이며, 천천히 걸어 4시간 40분이 걸렸다.


17코스의 시작은 광령1리 농협과 마을회관이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근처 기찬밥상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했다.
마침 때가되어 들런 식당인데 예상외로 맛집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족발정식이 있어 주문했는데 말 그대로 돼지족발을 주메뉴로 갖은 반찬과 함께 나오는데 제주 토속음식이라 한다.


마을회관 바로 앞에 있는 기찬식당


올레패스 앱을 켜고 코스안내를 받으며 17코스 답사를 시작한다
먼저 길가에 가득한 동백꽃의 붉은 꽃잎을 가슴에 새기며 걷기 시작한다



제주의 토속적인 돌담길을 따라 걸다보면



무수천이라는 하천도 만나고



제주 올레의 상징인 "간세'도 만나고



어디가나 흐드러진 귤밭을 만난다



그리고 때론 한가로이 노니는 방목된 말들도 만나는데 초원을 뛰어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마침 비가 살포시 내려 말등이 젖었다



간세와 함께 코스 분기점 마다 만나는 이정표



월대라는 곳인데 아름드리 팽나무와 소나무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월대는 외도천변에 인접해 있는 편평한 대를 말하는데 주위에 5백여년된 팽나무와 해송이 휘늘어져 있어
경관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밝은 달이 뜨면 주변 경관과 물 속에 비친 경관이 어울어져 장관을 이룬다.


외도를 지나 내도의 바닷가를 걸어가면서 만나는 풍경



이호테우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의 익살스런 조형물



방파제를 방패삼아 평온하게 들어 앉아 쉬고 있는 어선들
또 때가되면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할 것이다



중간지점에 있는 스탬프 확인소이다.
앱으로 시작점과 중간지점 그리고 마지막 지점의 3군데 스탬프를 확인해야 1개의 코스 완주가 인증된다.



17코스의 대표적인 상징인 용두암



수만년전 형성된 용암으로부터 이러한 형상이 생겨났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제주의 길을 걷다보면 자연 지형에 대한 신비로움을 시시때때로 느끼게 된다.
현재도 티비를 통해 활화산의 폭발장면을 볼 수 있는데 제주 이 땅에 수만 년 전 이러한 용암작용으로
이러한 풍경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위적인 이러한 인어조각은 그리 평할 가치가 없지만~



제주시를 남북으로 흐르는 한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 용연이다.
한천하구는 용암이 두껍게 흐르다가 굳은 것이 오랜 세월 침식을 거치면서 깊은 계곡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양쪽 옆에는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깊은 계곡과 발달된 주상절리가 볼 만하다



17코스의 마지막 명소인 관덕정이다.
관덕정은 조선 세종때 변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세운 건물로 제주목 관아의 일부이다.



관덕이란 명칭은 '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쌓는 것이다' 라는 예기에서 따온 것이라 하는데
평소에 마음을 바르게 하고 훌륭한 덕을 쌓는다 라는 뜨이라고 한다.



올레 17코스 마지막 이정표이다



마지막 간세에서 올레 17코스 종점 스탬프를 확인하고 답사를 종료한다.


올레길을 걷는 것이 생각보다 녹록하지는 않다.
앱으로 코스 안내를 받으면서 걷는데도 몇번이나 코스이탈 경고 메시지를 받고 제 코스로 돌아오기도 했다.
이렇듯 짧은 길도 코스를 이탈하며 방향을 잃는데 인생의 긴 항로에서는 이러한 일이 얼마나 빈번할까?
그때마다 안내하는 앱이라도 있다면 잘못 들어선 길을 수정하겠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러하지 못하다.
한번 내딘 길은 돌아설 수 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생이 더 값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정이 없고 무를 수 없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