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천년의 고도
옛 신라의 수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뭇사람의 사랑을 받는 사실도~
남산은 경주평야에 우뚝 솟은 산으로 고위산(494m)과 금오산(468m)을
아울러 일컫는 것으로 신라 천년동안 수많은 불교유적이
오늘날까지 지천으로 널려 있는 노천박물관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수많은 유적들이 훼손되거나 소실되었으며,
남아 있는 유적들도 제 형상을 갖춘 것이 더물다.
이러한 유물들의 손상은 오랜 세월로 자연 풍화된 이유도 있지만
왕권이 바뀌면서 숭불정책과 억불정책이 교차하면서 이 과정에서
이교도들의 문화재 파괴행위가 심했다.
더욱 더 큰 원인은 전쟁으로 인한 문화재 소실 및 분실의
원인이 가장 크다고 추정할 수 있다.
경주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첫 나들이 한 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불국사, 석굴암, 국립박물관, 포석정, 첨성대 등의
유적지를 방문하였지만 정작 남산을 찾지는 못했다.
이유는 경주의 다른 유적지들은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돌아보면서 여유있게 둘러 볼 수 있지만
남산은 경주의 다른 유적지들과는 달리 등산을 위한 복장을 갖추지
아니하고 둘러보기는 만만치는 않다.
하여 생각은 항상 머리를 맴돌았지만 행동이 따르지 못함을
아쉬워하다 주말저녁 뒤적이던 인터넷 웹에서
경주남산을 찾는 산악회가 있어 따라 나섰다.
동호회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끼리 모인 집단이니
처음보는 사람들도 전혀 낯설지 않고 어디선가 본 듯하여
금방 정이 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체면 불구하고 마산 화이트 산악회의 일일회원으로 따라나섰다.
포석정과 삼릉이 근처에 있는 "삼릉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상선암과 금오봉을 지나 이영재와 백운재를 거쳤으며,
또 다른 정상인 고위봉을 거쳐 천우사를 지나 하산하였다
총 산행거리는 약 12km 정도
문화유적으로는 삼릉과 삼릉계곡의 마애석불,
선각 육존불, 석조여래좌상 등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화장한 날씨에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진달래 봉우리들과
아기자기한 기암과석들의 행렬!
그 기암들 틈을 비집고 자리잡은 남산 위의 저소나무!
뷰 파인더에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르면 그 자체가 한 폭의 동양화이다.
산행코스
삼릉 주차장에서 삼릉으로 들어가는 길에
아름다운 이정표가 서있다.
보는 이에 위압감을 주지않는 친근한 모습이 보기 좋다.
삼릉공원 지킴터
공원관리사무소인 셈!
입구부터 소나무 숲이 펼쳐진다.
몇 걸음 걷지 않아 모습을 나태내는 "삼릉"
사적 219호라고 한다.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아래에서부터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 등 박씨 3왕의 무덤이라 전한다.
조금 더 울라가니
불두, 그러니까 부처님의 머리가 없어진 불상이 서 있다.
신라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나
불두의 훼손시기는 알 수가 없다.
신라시대가 기원전 57부터 서기 935년까지라고 하니
이 불상은 길면 2000년이 넘은 불상일 수도 있다.
그 오랜 풍상을 버티어 낸 불상이 자랑스럽다.
이 암벽에 새긴 불상이 선각육존불이라 불린다.
선각이라는 것이 한자를 보니 선으로 조각을 했다는 뜻이다.
여섯분의 부처님을 새겼다.
신라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남산 이렇듯 많은
불상과 조각을 새겼을까?
석조 여래좌상이다.
부처의 머리와 뒷쪽의 광배는 부서진 정도가 심하여
보수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터무니 없이 표시나게 보수하여
오히려 하지 않음 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릉 주차장에서 약 30분정도 올라 온 위치에
상선암이 있다.
자그마한 암자지만 주변이 이처럼 많은 불상들과
유적들로 쌓여 있어 고즈넉하다.
그러나 금오봉과 고위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
위치해 있어 고즈넉할 틈이 없다.
항상 많은 이의 발길로 분주하다.
남산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화강암들이
기이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곳은 금송정이라는 정자가 있던 자리인데
경덕왕 때 옥보고라는 사람이 가야금을 타고
즐겼던 곳이라 전한다.
삼릉계곡을 따라 올라오면 이곳으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바로 아래 마애석가 여래좌상이 있는데
불상 뒷산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현재는 등산로를 폐쇄하고
우회길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남산에서 가장 볼 만하다는 마애석가 여래좌상은
아래에 보는 바와 같이 공사 중이다.
불상 딋편의 바위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하다
석가 여래좌상은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제작된 것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를 폐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불상 앞으로 모이는 바,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스님이 직접 나와 지키고 계시다.
석가여래좌상 위쪽에서 내려다 본
상선암 모습
문화재를 감상하다 보니 벌써 금오산 정상에 다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신라인의 재주와
불심을 느끼고 있다.
이제 고위봉으로 가는 중이다.
약간의 임도를 지나 삼화령을 지나간다.
삼화령은 금오봉, 고위봉과 함께 삼각지점을 이루는
이곳을 삼화령이라 불렀다고 한다.
위애는 미륵불을 안치했던 좌대 만 남아 있는데
예전에는 미륵불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위봉으로 가는 길에는 이러한 화강암 바위들이 많다.
그 가운데는 경주 남산의 소나무가 있다.
고위봉 정상이다.
금오봉과 고위봉 모두를 둘러는 코스는 다소 긴 거리라
사람들의 발길이 다소 더물다.
이제 고위봉을 정점으로 천우사방향으로 하산한다.
하산 길은 기암과 소나무들이 어울어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갑자기 "남산 위의 저 소나무"라는 애국가가 생각나지만
애국가의 남산은 경주의 남산이 아님을 깨닿는 순간
입이 닫힌다.
아무튼 강한 생명력에 감탄한다.
이제부터 하신길에 보인 풍경을 스케치 한다.
북한산의 웅장함과 도봉산의 우뚝함보다는 못하지만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경상도 경주평야의
푸근함이 베어나는 풍경!
경주 남산이다.
고위봉에서 펼쳐진 동양화를 보면서
걷는 사이 천우사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일교차는 20도 가까이 나지만 밤의 찬서리를 견딘
진달래는 봉우리를 맘껏 부풀리고 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아 잠시 쉬면서 바라본다.
길게 느껴지던 지난 겨울이 아쉬울 틈도 없이 벌써 봄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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