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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명산 기행

창원 천주산 진달래 명산을 가다

by bluesky0321 2014. 3. 31.

천주산은

동요 "고향의 봄" 노랫말의 배경이 된 곳이라 한다.

하늘天 기둥柱자를 사용하는 천주산은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란 뜻으로 638.8m이며, 주봉은 용지봉이다.

 

천주산은 진달래 자연군락지로

봄 철 이맘때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올해는 유난히 따뜻한 겨울로 인해 진달래는 물론

다른 봄 꽃도 일찍 피었다.

 

보통은 매화가 피고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고나면 진달래가 피는데

올해는 이런 순서없이 계통도 없이 함께 피었다.

 예년에 비해 2주는 빠른 시기이다.

 

비는 개었지만

아직 볕이 들지 않은 천주산 숲은 무겁고도 화사했다.

화려하면서도 차분하여 들뜨지 않았다.

진달래는 옅은 분홍빛을 제 몸 스스로 뿜어 내고 있다.

햇살이 들면 그 화사함은 더할 것이다. 

 

 

키 큰 침엽수 사이에서 기어이

볕을 찾아 피워 낸 진달래는 아침까지 내린 비로 아직도

축축히 젖어 있다.

 

 

 

천주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진달래 군락으로 인해

사진을 찍으며, 참꽃의 향기를 맡으며 걷다보면 피곤이 사라진다.

 

달천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림욕장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등산로와 산책로가 겹친다

만남의 광장에서 본격적인 진달래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산림욕장으로 가는 길은 한적하다.

비포장 길 외 시멘트 포장된 길이 별도로 있다.

취향에 따라 그 길을 따라 올라가도 된다.

멀리 노란 빛깔의 산수유가 보인다.

 

 

산수유는 초봄에 일찍피는 생강나무 꽃과 닮았다.

그래서 생강나무의 노란빛을 보고 산수유라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다르다.

꽃의 모양도 다르고 나무의 특색도 다르다.

 

 

이꽃은 산수유다.

김훈의 설명에 의하면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 핀다.

그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한데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 들끓는다.

 

산수유는 존재로써의 중량감을 느낄 수 없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채기가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르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그 꽃이 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약 2km 정도 걸어오면 당도하는 달천약수터

비온 뒤라 약수물이 수돗물과 같다.

 

 

약수터 근처

비에 젖은 진달래의 빛이 곱다.

물에 적은 모습이 더욱 곱다.

 

 

산림욕장의 키 큰 침엽수들이

아직 어슴프레 어둠에 잠긴 듯 안개가 짙다.

막 비는 그쳤지만 비를 따라나선 운무는 아직 이곳에

머물고 있다

 

 

 

천주산 만남의 광장

세 곳에서 각각 출발한 산행길이 이곳에 모두 만난다

앞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 천주산 정상으로 오르면

진달래의 향연이 펼쳐진다.

 

 

길은 가파르지만 양쪽의 진달래 군락이 이어져

지루함을 잊게 한다.

맑은 날씨도 좋겠지만 운무에 쌓여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가까이 들이댄 렌즈 속에는 분홍의

진달래가 가득하다.

마음도 함께 붉어진다. 

 

 

비어 젖어서인지 분홍의 빛이

더욱 선명하다.

몇 개 따서 입에 넣으니 그 맛이 쌉싸름하다.

 

 

능선의 중간지점 쯤 도달했다.

정오가 다 된 시간이지만 운무는 그대로이다.

 

 

여기는 천주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그러나 한치의 앞을 분간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면 다가오는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며

운무 속을 헤쳐나가는 것도 괜찮다.

 

 

정상을 조금 앞 둔곳부터 나무계단이 있다.

이 나무계단에서 좌우로 진달래의 군락이 자리한다.

진달래 군락 속을 조망할 수 있게 만든 길인데

아직 모두 다 피진 않았다.

 

 

이런 날씨로 이삼일이면 만개할 듯 하다.

갈색의 줄기자락에 분홍의 봉우리가  오글거린다.

 

 

천주산 정상의 쉼터

운무 속에 쌓인 모습도 나름 그럴 듯하다

 

 

 

 

정상 이정표

용지용이라 한다.

용지란 이름은 참 흔하다.

용이란 상상의 동물이 우리에게 영험한 신비를

가져다 주는 동물임에는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보는 천주산 정상

점차 운무가 걷히고 있다.

 

 

아쉬운 하산길을 붙잡고 있으려니

한줄기 바람과 함께 점점 운무가 사라지고

감춰진 모습이 나타난다.

 

 

 

눈에 보이는 모든 장면이 절경이라

모두 렌즈에 담지는 못하고 인상에 남는 몇 컷을

감상해 본다.

 

 

 

 

 

 

 

 

 

 

 

 

 

천주산의 진달래를 보고 나니

봄은 이미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햇살이 깊어 진달래가 지고나면 더운 여름이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