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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오토바이

내장산 단풍투어를 가다 (2)

by bluesky0321 2001. 10. 31.

내장산은 가을이면 밀려드는 단풍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오토바이는 이런데서 진가를 발휘한다.
공원 깊숙이 들어가 주차를 하고 차 한잔과 담배 한 개비로 자연을 들이 마신 후, 아쉬움을
남긴 채 뒤돌아 시동을 건다.
투어란 그렇다.
아무리 좋은 곳에 머물러도 찬 한잔의 시간 이상을 지체하지 않는다.
오직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오토바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어라 할까?
잘 아는 일본의 라이더는 이렇게 말했다 “かぜを きる”
“가제오 끼루”라 바람을 가른다는 말이 되겠군!!!!
참 실감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그 말이 실감이 간다.
항해하는 배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간 뒤 기나긴 여운을 남기듯이
헬멧에 부딪히는 바람들이 길을 비키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는가?
더구나 안개까지 짙은 새벽이면 더욱 더 그 느낌이 강렬하다.

서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전라도까지 오는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에 온김에
그 유명한 순천의 송광사도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송광사는 양산의 통도사, 합천의 해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사찰 중의 하나가 아닌가.
수년 전 한번 들런 적이 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이렇게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송광사의 초입은 삼나무라고 하는 키 큰나무들이 길을 가운데 두고 양 편으로 도열해 있다.
이 나무들은 땅 넓은 줄은 모르고 하늘 높은 줄만 알아 그저 위로 만 올라간다.
그런 만큼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양산 통도사의 초입은 한 쪽으로는 냇물이 흐르며, 한 쪽으로는 노송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겨울철에 이 소나무 위로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그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그 풍경을 영남의 10경 중의 하나라 일컫는다.
그리고 합천의 해인사도 가야산 자락에 자리잡아 주변의 매화산과 더불어 가을 풍경이 아주
그만이다.
옛 선각자들께서 오죽 알아서 명당자리를 찾았겠는가?
이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그저 그것을 지키는 것 만으로도 족하리라.

(사진은 내장산 들어가는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