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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오토바이

명지산 오뚜기령 오프로드를 가다 (3)

by bluesky0321 2001. 10. 26.


아까 오프로드 사륜차 동호회들이 

조금만 가면 된다던 정상을 1시간이나 걸어서 

겨우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경, 

아침먹고 나서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거의 탈진상태다.
걸어오면서 보니까 고생한 바위길이 끝까지 이어져 있으며, 

폭우로 길이 뭉개져 계속 올라오기는 거의 불가능한 길이었다.

“여보세요! 119 죠. 

여기 오뚜기령 정상인데요. 

계곡에 차가 빠져 (아니 정확하게 오토바이이) 못가고 있으니 

도와주세요!!!” 서울 소방본부에 신고를 했다.


가평소방설로 연결하여 구급차 보낸다며 

오토바이 있는 곳으로 내려 오라고 한다.
신고를 막 끝내고 내려가려 돌아서는데 갑자기 

왠 천지를 진동하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소린가 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오프로드 사륜차 11대가 줄줄이 정상에 도착한다. 

그모습 또한 가관이네.
나를 보더니 오토바이 운전자란 걸 한눈에 알아보더군. 

오토바이는 길 한 쪽으로 세워놨다며….

서로 인사를 하고 물한잔 얻어 마시고 

또 걸어서 오토바이 있는데 까지 내려왔는데 

119 구급대는 코빼기도 안보인다. 

올라가오고 있는 중인가? 내려가다 보면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1시간쯤 더 걸어 내려와 논남에서 다시 119에 전화를 걸었다.


구급차는 오뚜기령 반대쪽으로 갔다나 어쨌다나. 

그리고 오토바이는 사륜구동 차량이 없어 못 꺼낼수 없다고….
아! 열받네..

이제 어쩔 수 없다. 

오토바이는 나중에 꺼내고, 일단 집으로 가는 수 밖에…
집으로 가는 것도 만만찮다, 

지나가는 차도 없고.. 

포기하고 집으로 오려고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마침 트럭이 

한대 지나가길래 얻어 탔다.
그리고 물어 보았다.


“아저씨 오토바이가 강씨봉(오뚜기령) 중간쯤에 있는데 

어떻게 꺼낼 수 없나요.”
“그기는 차가 못 가는데...(어떻게 오토바이를 타고 갔냐는 뜻으로) 

 귀목산장에 가서 한번 알아 보시죠!”


귀목산장은 여름철이며 민박을 하며 

지나는 손님들의 음식장사로 짭짭하게 재미를 보고 있는 곳 같았다.
자초지종을 들은 주인은 차로는 갈 수 없고 

사륜구동 경운기가 좋겠다며 경운기를 몰고 저녘 7시 40분에 

산으로 출발하였다.


가게옆에 공중전화가 있었는데 맘이 급해 아무데도 전화를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여러사람 걱정케 했다.

경운기로 오토바이 있는데 까지 가는데 3시간!!! 

싣고 내려오는데 3시간!!!!
중간에 말로 못할 어려움은 생략함.


험하디 험한 산길을 경운기로 3시간을 터덜거리며 올라간다고 생각해보라.. 

나중에는 경운기 주인은 거짓말한다며
화를 내고, 못 가겠다고 버티고, 

동네사람 두명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멀리서 오토바이가 보이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동네사람은 나를 무슨 괴물보듯이 하네..

경운기에 오토바이 싣고 귀목산장 도착시간이 새벽 3시, 

서울 집에 도착한 시간이 4시 반.
집에 도착하니 다짜고짜 와이프가 울더군. 

걱정을 많이 했나베. 나도 눈물이 나데요.


여기저기 전화하고 걱정 많이 했다고.
그때 일로 인해 

새벽잠을 설치신 분께는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사진설명)
1. 오뚜기령 정상, 정신이 없어 그냥 내 가방만 찍었음.
2. 가지고 간 사과 하나가 그날 먹은게 다 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