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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상처받지 않을 권리 (강신주)

by bluesky0321 2015. 1. 30.

강신주 철학박사는

딴지일보의 김어준이라는 사람을 통해

김어준은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를 통해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 기억한다.

내가 그들을 알게 된 배경이 그러하다.

 

강신주의 철학강의를 팟캐스트를 통해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자유경쟁체제 속에서 인간성 회복

또는 인간내면의 심리, 남녀 연애심리 등에 대해 거침없는 입담으로

속마음을 쏟아내는 그의 진솔함에 매료된 적이 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알고보니 출간한지 꽤 지난 책이다.

2009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의 당선작으로 뽑힌 책이니

내용도 대중의 인정을 받은 듯하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하루 전 (2014년 11월 말)

인터넷서점에서 50% 세일하는 값으로 구했는데 왠지 횡재를 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는 독자들과 자본주의라는 체제에 대해

진솔하지만 불편한 얘기를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자본주의로 인해 상처받고 분열되어 있는 내면세계를 보듬고 치유할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절감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덧붙였다.

 

자본주의 체제의 생존비밀을 "욕망의 집어등"이란 표현으로 요약한 저자는

우리를 끊임없이 노동의 현장으로 내몰며, 집어등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순간마다

우리의 주머니는 소리없이 비워져 간다는 사실을 일깨우고자 한다.

 

집어등의 유혹

타오르는 욕망

자유로운 소비

허무한 결핍

인내로 가득찬 노동

다시 시작되는 집어등의 유혹

우리는 이렇게 알지도 못하는 사이 깊이 상처박고 서서히 병들어 갑니다.

 

인간은 평안한 기쁨, 보편적인 자유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그것이 만들어 놓은 욕망의 집어등은 의식할 새도 없이

우리에게서 삶의 자유와 기쁨을 앗아갑니다.

 

우리의 욕망이 치열해질수록

자본은 더욱 강해질 테고

우리의 삶은 점점 병들어 가겠지요.

자본이 남긴 뿌리깊은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가 상처받고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직면할 용기를 갖추는 것입니다. 

 

 

 

 

 

 

 

저자 강신주 박사는

인간 내면심리에 대해 가식을 걷어낸 언어를 사용한다.

여자를 보고 이쁘다고 하는 것은 '너랑 하고싶다'라는 표현의 다른 말이란 걸

거침없이 얘기하기에 진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적 삶은 너무나 친숙하고 평범해서

우리 삶이 얼마나 자본주의에 길들어 있고,

그로부터 상처받는지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이렇게 의식하기 어려운 상처를 일깨우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 방법론으로 여기에서 8명의 인문학자들이 등장한다.

문학가로써 이상(1910~1937), 보들레르(1821~1867), 투르니에(1924~), 유하(1963~)

철학자로써 짐멜(1858~1918), 벤야민(1892~1940), 부르디외(1930~2002), 보드리야르(1929~2007)

 

8명의 인문학자는 문학가와 철학자 각 1명씩 짝지어

자본주의에 찌든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보여준다.

 

 

이상 & 짐멜

우리의 삶이 자본주의와 도시로부터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보여준다.

 

 

 

보들레르 & 벤야민

유행, 매춘, 도박 등 자본주의의 다양한 편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투르니에 & 부르디외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면서 얻는

자본주의로 각인된 우리의 내면세계를 돌아본다

 

 

 

 

유하 & 보드리야르

자본주의는 상품을 소비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다.

소비사회의 유혹적 논리와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이상 & 짐멜

 

일본 제국주의가 경성 시민에게 가져다준 것은

바로 자본주의적 소비문화였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백화점이며,

경성 최초의 백화점이 1906년 일본 미쓰코시 서울지점에 설립되며

이것이 1930년 현재 신세계백화점 구관건물자리에

"미쓰코시 경성백화점"으로  오픈하게 된다.

 

이런 경성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상은

자본주의적 삶에 깊이 물들었다.

그속에서 자본주의와 돈의 폐해에 대해 비판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날개"는 "돈"이라는 소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아내는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나는 몸을 팔러간 아내를 기다리며 렌즈로 휴지를 태운다.

 

 

 

 

 

짐멜은 칸트와는 다른 사유를 한 철학자이다.

또한 마르크스처럼자본주의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하는데도

별 관심이 없었다.

다만,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돈의 지배를 받으면서 인간의 삶과 내면세계는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보고자 했다.

 

 

 

 

 

게오르그 그로스 (카페풍경), 1914년

정치적 색채가 짙었던 베를린 화가로 나이트 클럽, 카페, 카바레 등

 일련의 풍자화를 그리던 젊은 시절, 도시의 향락과

어둠을 통렬하게 고발한 작가이다.

 

 

 

 

이상과 박태원과 정지용의 만남

 

이상은 도시에서 권태를 얘기하고,

박태원은 이상의 찻집 '제비'에서 이상의 일상을 노래했고,

정지용은 시골의 향수를 노래했다.

 

정지용의 "향수" 시 한 수를 읽어보자

http://blog.daum.net/rosesense/13756800

 

 

 

 

 

 

 

보들레르 & 벤야민

 

서양의 최초 자본주의 도시는 바로 프랑스의 파리이다.

19세기 파리는 프랑스의 도시가 아니라

당시 세계의 수도이자 모더니티의 대표도시였다.

 

이상을 20세기 경성의 대표시인이었다면

19세기 파리의 대표시인은 바로 보들레르라 할 수 있다.

 

 

 

 

 

 

벤야민은 1913년 23세 때 짐멜의 수업을 듣고

대도시와 화폐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키웠으며,

이후 바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벤야민은 파리와 보들레르를 연구하게 된다.

 

 

 

 

 

투르니에 & 부르디외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면서 얻는

자본주의로 각인된 우리의 내면세계를 돌아본다

 

 

내용 중 칸트의 세가지 비판철학에 대한 내용이 있어

정리해 보았다.

http://blog.daum.net/rosesense/13756802

 

 

 

 

 

 

 

상류사회의 허영에 대한 다음과 같은 실험이 있다.

http://blog.daum.net/rosesense/13756803

 

 

 

 

유하 & 보드리야르

 

소비문화에 대해 매우 미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본

시인이 바로 '유하'이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에 가야 한다'라는 시집에서

소비문화의 환각적 빛에 걸려들어 죽어가는 인간들을 고발했다.

 

 

 

 

 

보드리야르의 탄생

 

 

 

 

 

 

 

 

 

 

 

 

 

 

 

 

 

8명의 인문학자를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로부터 상처입은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고

다스릴 수 있는지 깊은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그러나 뭔가 속 시원히 뜷리는 것은 없다.

욕망의 집어등을 내 팽개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