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명산 기행

서울 관악산 새해 첫눈 산행

by bluesky0321 2021. 1. 11.

새해들어 한파가 몰아치더니

많은 눈이 내렸다.

덕분에 서울시내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교통체증 및 사고 소식이

연달아 미디어를 통해 들려왔다.

 

주말을 맞아 먼 산보다는 서울시내에 위치한 관악산을

찾아도 오랜만에 설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사당역에서 관음사를 통해 연주대로 갈 요량으로

가벼운 복장으로 길을 나섰다.

 

사당역에서 관음사로 걸어가는 길이 여간 미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아이젠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관악산 등산로의

사정이 어떤지 저어기 걱정이 되어 하산하는 분께 여쭈어보았다.

 

아이젠이 없이 온 사람들도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계속 길을 나서기로 했다.

눈이 미끄러운 것은 사람들이 많이 밟아서 눈이 녹아 얼다하여

얼음과 같이 빙판이 되었을때는 미끄럽지만 물기가 없는

건설 그 자체로는 덜 미끌러운 편이다.

 

다행히 한파로 눈이 전혀 녹지 않아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경쾌하게 날 정도로 발자욱이 선명히 찍혔다.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에 스틱을 적절히 사용하며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여 연주대에 올랐다.

 

문제는 능선에 올라서니 칼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부실한 복장으로 귀가 떨어질 것 같고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바람이 세다.

 

그렇지만 능선을 벗어나 바람만 피하면 고요

그 자체이다.

준비성이 철저한 사람들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당당하게 

걸을을 옮기는 반면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매우 조심성 있게 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연주대 정상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서울대쪽으로 방향을 잡아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다.

계곡에는 그야말로 옛 어릴적 코흘리개 시절 썰매를 타던 풍경이

오버랩될 정도로 유사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계곡물은 흐르던 그 모양 그대로 얼어버리고

그 위로 흰눈이 쌓여 눈위에 뒹굴고 얼음을 지치던 상상이

되살아나게 한다.

 

시내에서는 눈으로 인해 교통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으나

산으로 올라오니 눈이 내린 풍광의 아름다움과

옛 추억을 소환하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어 

내리는 눈이 반갑다.

 

또 한차례의 폭설을 기대하며 관악산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