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한라산에 첫 눈소식이 있었다.
매년 한라산의 첫 눈소식에 가슴이 설랜다.
한라산 백록담은 2011년, 2012년, 2015년에 이어
이번 등반이 네번째인데 매년 눈소식을 들으면
마음은 벌써 백록담에 가있다.
겨울산행은 역시 눈이 있어야 제 맛이기도 하지만
한라산 백록담은 백두산 천지와 같이 우리가 갈 수 있는 남쪽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의미도 크다.
겨울 눈산의 아름다움과 이채로움은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한라산보다는 지리산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한라산이 지리산에 비해 못하다는 말이 아니다.
첫 눈소식을 들은지 며칠이 지난 주말
갑자기 한라산을 탐방하고 싶어졌다.
당장 주말(12/5일) 항공권 예매사이트를 조사해 보니
06:40분 김포출발-제주도착,
20:30분 제주출발-김포도착 항공권이 3만4천원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제주행 항공권이 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너무나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 바로 발권을 했다.
그리고 한라산 산행준비를 시작했다.
보통 단체산행 시에는 성판악에서 정상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는데 이번에 단독산행이라 반대로
관음사에서 출발하여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듣자니 관음사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삼각봉이라든가 여러 경치가 좋다는 말이 있었다.
성판악에서 오르면 하산에 지쳐 이러한 경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과연 그러했다.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관음사탐방지원센터 출발지에 도착했다.
간단한 몸풀기와 준비를 거쳐 08:30분 산행을 시작한다.
백록담 정상석
탐방코스는 관음사에서 정상으로
8.7km 구간
하산코스는 백록담 정상에서
성판악까지 9.6km로 총 18.3km 거리이다.
한라산 탐방코스는 아래 사진과 같이
백록담을 볼 수 있는 관음사와 성판악코스가 있고
그 외 석굴암코스, 어승생악코스, 어리목코스, 영실코스, 돈네코코스가 있는데
이들코스는 정상인 백록담까지 갈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설산 경치는 영실코스가 가장 좋다고 추천한다.
(아래 첨부링크 참조)
blog.daum.net/rosesense/13756798
이제부터 관음사에서 정상, 그리고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탐방코스를 둘러본다.
관음사탐방지원센터 윗쪽으로
한라산의 능선들이 하얀 눈에 덮여있다
08:30분
다소 늦은 출발이라 탐방객이 없다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등반을 시작한다
조릿대가 양쪽으로 도열한 탐방로는 화산석과 데크로
잘 다듬어져 있는데 이제 이 탐방로는 한달쯤 지나면
새봄까지는 눈으로 덮여있을 것이다
탐라계곡 목교
약 한시간 정도 올라
탐라계곡화장실 근처에 이르자 잔설들이 보인다
올해 처음보는 설경에 잠시
넋을 빼앗겨도 보고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오르는 눈앞에
삼각봉이 우뚝!
삼각봉대피소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많지 않은 눈이지만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풍경들
삼각봉 경치는 그 중 으뜸이라~
삼각봉대피소는 하절기에는 12시에 폐쇄한다.
정상까지는 아직 2.7km를 더가야 하기에
하산을 고려하여 시간이 초과되면 탐방객을 통제한다
허기를 면하며 잠시 쉬고 있는데
구름은 그새 변화무쌍하게 변하면서 또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그래서 같은 풍경일지라도 시와 때에 따라 다르다
계곡으로 이어진 탐방길을 걸으며
한라산의 속살을 가슴에 품는다
용진각현수교 풍경
용진각현수교를 지나면
데크로 이루어진 계단이 지루할 정도로 이어진다
그러나 펼쳐진 경치에 피곤할 틈이 없다
비상구급약이 구비된 왕관릉 쉼터이다
왕관릉은 왕관바위라고도 한다
관음사코스의 풍경 압권은
지금부터이다
고사목이 펼쳐진 풍경
이곳은 눈발이 거세지는 1월 경이면
설화와 상고대로 또다른 풍경을 연출할 것이다
왕관바위라고 일컫는 곳이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성판악으로 오를땐 보지못했던 풍경이다
올해 첫눈으로 적은 량의 눈이지만
한겨울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건너편 능선엔 고산지대의 특징이 잘 나타난
식생이 펼쳐져있다
드디어 4시간에 걸친
등반의 결실을 보는 순간
백록담이다
구름 한점없이 백록담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1950미터의 높이가 얘기하듯 늘상 구름으로 가리워져
이렇듯 맑고 밝은 풍경을 보기 쉽지않다
백록담 정상석
보이는 행렬은
성판악에서 올라오는 탐방객이다
정상에서 백록담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탐방객 핼렬
백록담 주변의 탐방객
코로나 때문에 해외관광객이 없는 관계로
매우 한산한 풍경이다
이제 정상에서 성판악으로
하산하는 풍경이다
하산길에는 구름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제 정상은 구름에 쌓여 좀 전과 같은
밝은 풍경은 기대하기 어렵다
성판악으로 내려가면서 보는
제주시내 풍경
한라산의 풍경은 눈이 없으면
무언가 허전한 풍경이다
하산하다 되돌아 백록담을 향해 본 풍경
성판악에서 오르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오르니
관음사에서 오르는 것보다 심심한 건 사실이다
진달래대피소를 통과한다
성판악에서 오를때도
여기를 12시 전에는 통과해야 한다
진달래대피소는 눈이 없으니
마치 벌거벗은 모습이다
왜 그런지는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2011년 한라산 탐방 시 진달래대피소 풍경
이 때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정상 탐방이 통제되었다
진달래대피소에서 약 한시간 정도 내려오면
사라오름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사라오름 분화구이다
비가 오면 이곳에 물이 고여 산위에 있는 호수란 뜻으로
산정호수라고 부른다
둘레는 250m, 직경 80~100m 정도이다
노루떼가 풀을 뜯고 물을 마시는 장면이 장관이라고 한다
2012년 재 방문 시 오른 사라오름
분화구 속으로 눈밭을 걸어 전망대로 갔다
(2011년에는 눈이 너무내려 탐방하지 못했다)
사라오름 전망대
마침 몰려든 구름에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하산 후 2시간 반째
속밭대피소에 다다른다
속밭대피소에서 성판악 목적지까지는
4.1km가 남았다
이러한 삼나무 숲 풍경과
화산암으로 다져진 탐방로가 지루하게 이어진다
천천히 내려가면 1시간 반정도 걸린다
한라산을 오르내리다보면 사진과 같은
상록수가 많이 보인다
'굴거리나무'라는 것인데 원래 상록활엽수이나 추위에 강해
제주도에서는 1,200m고지에 까지 잘 자란다고 한다
드디어 4시간 정도 탐방한 끝에
성판악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성판악탐방지원센터 풍경
2020년 5년만에 찾은 민족의 영산 한라산
백록담에서 한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하며
8시간에 걸친 탐방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코로나 탓에 (덕분에) 왕복 항공료 3만4천원,
공항-관음사 택시비 1만4천원, 성판악-공항 버스비 2천원
너무나 싼 교통비 덕분에
한라산이 무척이나 가까이 느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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