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는 불교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름만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알 만한 사찰이 두 곳이 있다.
바로 상원사와 월정사이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기인 643년에
자장법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와 이곳 오대산에 암자를 짓고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머물렀던 곳이다.
그러나 자장법사는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하고 입적하였다고 한다.
이후 1307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중창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완전 소실된 것을 1964년에 중건하였으며
월정사에는 국보 48호인 팔각구층석탑이 있다.
상원사는 신라 성덕왕이 창건한 절로
현존하는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국보 36호인 동종이 있는 사찰이다.
선재길은 상원사와 월정사의 두 사찰을 오가는 옛길이다.
선재라는 이름은 화엄경에 나오는 사찰의 동자라는 뜻으로
아마도 이 두 사찰을 오가며 큰스님의 심부름을 했을 동자승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길이다.
선재길의 탐방코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약 9km의 탐방길이다.
오대산 선재길을 지금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서울-강릉간 KTX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오대산 선재길까지는 서울에서 강릉행 KTX를 타고 진부역에 내려
오대산 상원사 또는 월정사까지 가는 평창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시간은 진부역에서 월정사까지 약 20분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또 다시 20분 정도 걸린다.
오대산은 강원도 평창군, 강릉사, 홍천군에 거쳐 있는 산으로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 중 11번째로 1975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오대산은 아래 그림의 두로봉,상왕봉, 비로봉, 호령봉, 동대산
5개의 봉우리가 있어 오대산으로 불리기도 하며
북대, 중대, 서대, 동대, 남대 등 5개의 암자가 있어 오대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상원사 탐방지원센터 건물이며,
진부 터미널에서 출발한 시내버스의 회차장소이기도 하다.
버스에서 내려 윗쪽으로 약 300m 올라가면 상원사 경내이다.
경내를 지나 3.5km 정도 올라가면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나온다.
선재길은 상원사 또는 월정사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좋다.
상원사가 월정사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약간의 경사가 있으나
9km에 걸쳐 있기 때문에 거의 평지에 가까운 탐방코스이다.
이번 탐방은 상원사에서 시작하여 월정사까지 걸은 후
월정사 경내를 참배하고 월정사 전나무 숲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재길은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이어져 흐르는
계곡을 따라 아래와 같은 다리로
여러차례 넘나들면서 때로는 계곡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했다.
길에는 전나무와 일본잎갈나무, 참나무 등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오대산은 아직 한겨울 풍경이다.
남쪽에는 벌써 벚꽃, 진달래 등 꽃잔치가 끝났지만
이곳에는 이제 진달래가 피고 있다.
상원사와 월정사와의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가 중간중간에 단촐하게 서 있어 어느정도 걸었는지
나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길을 걷는 내내
따라오는 계곡물 소리에 마음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계곡의 이쪽 저쪽을
몇번이나 넘나들었든가? 세어보지 않아도 좋다
그저 길이 있으니 걸으면 좋다
전나무 숲길이다.
나뭇가지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경쾌하다
선재길 트레이드 마크
선재길 주변에는
오래전 화전민들이 살던 집터가 여기저기 보였다.
1960년대 말 정부주도로 화전민들을 모두 이전시켰다.
조릿대 오솔길
야생동물들의 먹이인데 요즘은 이걸 먹이로 삼는
야생동물들이 크게 줄어 조릿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길이 조금 험하다싶으면 데크로
잘 가꾸어져 있어 평상복으로도 걷기에 무리가 없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동하는 스님
보살들과 기념촬영 중이다
대표적인 봄 꽃인 얼레지
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를
정확히 세어보지 않았지만 10여개는 넘는 것 같다
다리에 선재길 00교라는 이정표를 부착하면
나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계곡물이 많지 않을 때는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다
일본잎갈나무숲과 조릿대가 어울어진
탐방길
부는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
이제 조만간 잎새들이 나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듯 하다
섶다리라고 한다
나뭇가지 등을 엮어 만든 다리로
여름철 물이 많아지면 다리는 떠내려 간다고 한다
그러나 이 다리는 꽤 튼튼하게 만들어 진 것 같다
선재길의 봄은 느리게 온다
이제 진달래가 폈다
그 사이에 이르게 새싹을 밀어낸
나무의 연두빛 색감이 이채롭다
시리도록 맑은 계곡
여름철이면 발이라도 담궈보고 싶다
오대산 보메기 계곡이다
아름드리 전나무
밑둥은 사람 서너명이 둘러야 될 듯한
이제 선재길의 마지막 이정표
9km의 길을 거의 다 걸었다
이제 월정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전나무 숲길에 수령 600년 만에 쓰러진
할아버지 전나무
이 나무는 2006년에 쓰러졌다고 한다
선재길은 이 전나무 숲에서 마무리 된다.
이제 버스를 타고 다시 진부역으로 가야한다.
버스시간이 맞지 않으면 진부시내의 택시를 부르면 된다.
택시요금은 15,000원 이었다.
지인의 소개로 걷게 된 선재길
등산만 고집하며 헐떡이며 오르는 산행보다 느리게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걷는 내내 오대산 상원사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따라오며
세속에 찌던 머릿속을 비워주었다.
힐링에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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