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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잉여인간 안나 -- 젬마 말리

by bluesky0321 2017. 8. 25.

 

소설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2140. 1. 11

내 이름은 안나

나는 여기에 있어서는 안된다. 살아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 있다.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나를 낳아 달라고 부탁 한 적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태어난 것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해주지는 않는다.

 

아무튼 사람들이 나를 일찍 붙잡아 온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 핀센트 여사의 말이다.

 그분은 그레인지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는 소장님이라고 부른다.

그레인지 수용소는 내가 사는 곳인데

나 같은 사람을 쓸모있게 키워내는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장수약이 개발되면서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늙는 것과 죽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 결과 늘어나는 인구와 한정된 자원의 고갈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당국에서는 탈퇴자를 제외하고는 아이를 낳는 것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리게 되고 이를 어긴 부모는 감옥으로,

그들의 자식은 잉여인간이라는 딱지가 붙어 수용수로 보내진다.

거기서 아이들은 합법적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한 각종 훈련을 받으며

자기 존재를 부인하고 부모를 증오하도록 세뇌당한다.

열네 살짜리 소녀 안나

그런 잉여인간 중의 하나로 세뇌가 잘 된 귀중한 인재 후보이다.

그렇게 모범적인 수용소 생활을 하며

합법적 인간에게 고용되기를 기다리던

안나 앞에 새로운 잉여인간 피터가 수용소에 들어오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100여년 후가 되면 어쩌면 이보다 더한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사람의 샘영이 무한정

연장되지는 않겠지만 많은 질병들에 대한 대처로

인간은 수명이 크게 연장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나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후세대의 모든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소설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인간이 저지른 자연파괴로 인한 대자연의 재앙이 오히려 우려된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우주 어디에선가는 인간보다 우월한 종족이 살아있으리라는

나의 믿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가 파리목숨 여기듯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디선간 사람목숨을 파리목숨같이 다룰 수 있는

우리보다 우월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돼지고기 소고기를 보며

마블링 평가를 하듯, 그 종족은 인간을 뒤집어 보며

등급을 나누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더 이상 자연파괴를 해서는 안된다.

이 자연은 자손 만대 물려줄 유산이며

이 땅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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