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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자전거 여행 2 (김훈 저)

by bluesky0321 2009. 1. 21.

실은 자전거 여행 1과 2를 구입한 건 몇 년 전이다.

그땐 띄엄 띄엄 읽다말다 다른 책과 우선순위에 밀려 책장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이렇게 좋은 내용일 수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일까?

때론 겉 모습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하곤 한다.

묵은 책에서 얻는 깨달음의 기쁨처럼 첫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도

마음을 열고 들여다 보면 진면목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자가 그랬나?

3명 만 걸어가도 그 중에 스승이 있다고.....

 

표지 ..... 김훈 작가 사진이 2004년 사진이라 좀 젊어 보인다 

 

글쓰는 작가와 사진찍는 작가가 함께 자전거 여행이라

이런 멋진 일이....... 일반 셀러리맨은 부러울 따름이다..

 

목차 .... 1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2편의 목차도 전부 옮겨 놓았다.

여행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참고가 될 성 싶다.

 

- 고기잡는 포구의 오래된 삶에서 -

 

한강은 임진강과 만나 서해의 바다로 흘러간다.

김포 하성면 전류리는 顚流里라고 한자로 쓴다. 

강물이 거꾸로 뒤집혀 흐르는 마을 이란 뜻이다.

전류리 포구의 물은 하루에 두번, 3시간씩 계속 밀고 9시간씩 계속 썬다.

바다의 조수는 진퇴를 반복하면서 밀고 썰지만,

전류리 포구 앞 강물은 3시간을 잇달아 상류로 치닫다가

9시간을 하류 족으로 쏟아져 내려간다. 

 

역류와 순류가 교차되는 순간, 강물은 10여분 기름처럼 고요해져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전류리 어부들은 이 적막의 순간을 "참"이라고 부른다.

"참"은 격량을 예비하는 정적이다.

 

강물 위에서 "참"을 맞을 때 어부들은 다시 거꾸로 달려드는 물살이 무서워서

배의 방향을 돌려 놓는다.

치고 올라갈 때 물은 '곧게 일어서서' 달려드는데

역류하는 물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밑까지 압박한다.

다시 강이 흐름을 거꾸로 돌려 바다를 향할 때 상류에 갇혀 있던 강물은

한꺼번에 이 하구를 향해 쏟아져 내려온다.  

 

 

- 시간을 기르는 밭 -

 

염전은 바다를 밀어낸 인공의 들이고, 수산업과 농업의 사이에 끼여있는 완충의 평야다.

염전은 잡거나 기러지 않고, 캐거나 따지 않는다,

염전은 기다리는 들이다.

온 들판에 펼쳐 놓은 바닷물이 마르고 졸여져서,

그 원소의 응어리만으로 고요해질 때까지 염부는 속수무책으로 기다린다.

염전은 바다를 토대로 하지만 바다로 나아가지 않고,

넓은 밭을 펼쳐 놓지만 심거나 가꾸지 않는다.

염부는 생명을 기르지 않지만, 시간은 염전의 생산을 길러준다.

 

염전들은 밭을 12단계로 펼쳐 놓고 물을 이동시킨다.

둑방 너머에서 퍼 올린 바닷물을 저수지에 가두어 놓고 한 단계씩

낮은 밭으로 물을 이동시킨다.

한 단계의 밭을 "배미"라고 부른다.

12단계의 "배미"들은 3센티미터의 차이로 층이 진다.

염부는 한 배미마다 4~5일씩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의 들판은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는데, 

이 광활한 전체구도는 36센티미터 경사를 이룬다.

더디고 흔적없는 기다림이다.  

 

 

 

저어새가 먹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그 넓적한 부리가 그들 종족의 멸절의 한 원인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오기도 하지만,

새들에게 새들의 일을 물어볼 수가 없다.

도요새의 무리들은 부리의 길이가 종마다 다르다.

종달도요의 부리는 1센티미터 정도이고 알락꼬리 도요의 부리는 10센티미터에 달한다.

부리의 길이에 따라 뻘 속에 숨는 먹이의 층위가 갈라져서

도요의 무리들은 같은 구역안에서 다투지 않고 먹이를 독점하지 않으면서

먹이사슬의 상층지위를 함께 누린다.

 

 

 

선미도의 등대는 12초에 한번씩 섬광을 내쏜다.

  이것은 선미도의 고유성이다.

소청도의 등대는 40초를 둘로 나누어 20초 동안은 불빛을 죽이고

나머지 20초 동안 4번 깜박인다.

이것이 소청도의 고유성이다.

속초등대는 45초를 1싸이클로 삼아서  27초 동안은 불빛이 꺼지고

 18초 동안 4번 깜박인다. 이것이 속토등대의 고유성이다.

울릉도 등대는 25초에 한번 깜박이고,

부산 앞바다의 오륙도 등대는 5초에 한번 깜박인다.

 

이 세계의 등대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신호체계를 가지고 있다.

항해사는 세계 등대의 이룸거 위치를 알아야  비로소

바다 위에 뜬 저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다.

 

 

 

2004년 9월 초판을 구입했다^^

이 때만해도 액이 나오는 즉시 구입하곤 했다.

 

 

 

두 작가 (글쓴이, 찍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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