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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잡동사니

퀵서비스의 세계를 아시나요? (언론사 분위기, 끝)

by bluesky0321 2001. 11. 7.

言論社의 분위기

애인에게 꽃을 보내는 사람을 위해 사랑의 메신저 노릇을 한 적도 있고,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스타」가 된 적도 있다. 대체로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업체들이 더 친근감이 있다. 대 기업에서는 수령인의 위치를 물으면 내선 번호를 눌러 주는 것 이 상의 친절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대기업의 장점은 위치를 찾기가 쉽다는 점이고,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경 우가 많다.

『언론사에 물건을 배송할 때는 보내는 사람만 급한 경우가 많아요. 보내는 사람은 신문에 꼭 났으면 싶어 비싼 퀵서비스까지 시켜 절 박한 심정으로 15분 만에 배달해 달라고 부탁하거든요. 그런데 정작 가보면 담당기자는 별로 신경도 안 쓰고 옆 책상에 성의 없이 던져 놓곤 해요. 처음엔 저도 그걸 보면 화가 났지만 지금은 둔감해졌어 요. 그때는 저까지 열을 내서 어떻게든 담당기자를 찾아 부탁을 하 고, 그 사람이 없으면 다른 사람한테 꼭 전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각 서나 사인까지 받아야 직성이 풀렸지요』

가끔은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공짜로 들어가 경기를 관전하는 혜택 을 누리기도 한다. 사진기자실에 가서 함께 앉아 코앞에서 생생하게 벌어지는 경기를 보다가, 경기 끝나는 대로 필름을 받아 방송사로 넘기는 일을 할 때다. 그러나 평소에도 사진기자 만나러 왔다고 하 면 그냥 들여보내준다고 했다. 그는 방송사에 가서도 평소처럼 붙임 성을 발휘한다. 슈퍼모델 이소라씨를 처음 보았을 때에도 반갑게 인 사를 했더니, 이소라씨도 얼떨결에 인사를 하더라며 웃었다. 洪씨는 지금까지 추석날과 舊正(구정)때 회사가 쉬는 날에만 쉬었 다. 일요일이라고 쉬어본 적이 없다. 일요일에는 약 15명에서 20명 가량의 라이더들이 일하러 나온다고 했다.

그는 작년 6개월간은 밤 11시, 12시까지 일했다.
『배달하러 가면 직장인들이 저보고 「돈 많이 벌어요? 얼마나 벌 어요?」하고 물어요. 제가 「하루에 한 10만원 벌어요」 하면, 하나 같이 「나도 그거나 할까」 하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그 말 들으면 좀 짜증이 나요. 이 일이 쉽다면 쉬운 일이지만 무척 위험하고, 꾸 준히 하기는 정말 어렵거든요』
일을 하다보면 점심을 거르는 일도 허다하다. 밥을 먹다가 주문을 놓치면 손해막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라면 같은 것을 급하게 먹거 나 하루종일 굶는 때도 많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도 너무 오래 기다려야 된다 싶으면 계단을 뛰어올라가거나 뛰어내려온다. 그는 그 시간을 체력단련 시간으로 여긴다. 오토바이만 많이 타면 배가 나오기 쉽다는 것이다. 술도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신 다음날 일을 하면 能率(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라이더들마다 일을 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는데, 洪씨의 경우 오전부터 오후 2시경까지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그 후부터는 좀 슬슬 하는 편이다.

洪씨도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작년에 편도 5차선 도로를 달리던 중, 앞에 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U턴을 해버린 것이다. 일단 사고가 나 면 라이더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저축해 둔 돈의 상당한 부분이 치 료비로 날아가 버렸다.
그는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 라이더 중 한 명이 아침에 미역국을 먹 고, 낮에 미역 오이 냉채를 먹은 날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는 말을 듣고 난 후부터이다. 그는 생일날조차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고 했 다.
洪씨는 이 일을 하면서 애인도 만났다고 했다. 명동에 배달을 하러 갔다가, 그곳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현재의 여자친구와 만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울 시내에서 호젓한 데이트 코스도 많이 알고 있다. 그는 올림픽 공원 내부와 천호동 광나루 둔치, 여의도 둔치, 여의도 공원 등을 꼽았다.

그는 미래를 위해서도 착실히 준비한다. 9월과 10월엔 일이 많은 편 이라 다른 일을 하지 못하지만, 그 전까지는 평소보다 일을 일찍 마 치고 밤에 컴퓨터 학원에 다녔다. 「클릭이 뭔지도 모르는」 컴맹이 었던 그가 액셀, 인터넷, 채팅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통신 을 할 때 그의 ID는 「미스터 퀵」이라고 했다.


사진설명 (모터패션 제공)

1. 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장면!!! 가스통 배달
2. 삼륜차로 개조한 오토바이, 인쇄소등에서 참으로 유용하게 사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