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라는 이름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라는 소설과 함께 오래 전부터
기억에 남은 친근한 지명이다.
한 때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이효석 문학관을 찾은 적이 있다.
장돌뱅이 허생원이 데이트 한 물레방아간과 이효석 시비가 있는
메밀밭엔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또한 평창에는 우리나라 높이로는 5대 명산에 들어가는
계방산이 있는데 겨울 산행이 특히 멋진 곳이라고 하는 정보가 있어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 날을 골라(?) 산행을 하게 되었다.
서울서 평창까지 자동차로 이동을 계획한 터라
산행의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지 않을 경우 애로가 있는데 인터넷을 서핑한 결과,
계방산 입구의 음식점에 차를 주차하고 음식점 사장님의 도움으로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하산하여 주차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토종닭 백숙 맛이 그만 이었다.
계방산의 높이는 1,577m이며, 운두령 고개의 높이는 1,089m이다.
따라서 정상까지의 등정은 그리 힘든 편은 아니나
운두령에서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는 약 4.1km이므로 만만한 거리는 아니다.
특히, 열흘전에 내렸다는 눈은 등산코스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은 무릎까지 빠지는 터라 눈 속에 파묻힌 듯 하였다.
음식점 사장님의 자가용으로 운두령 고갯마루까지 올라오니
주차장에는 대형 관광버스들로 가득 차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겨울 눈 산행의 진미를 즐기려 온 전국의 산꾼이 모여든 탓에
오르막 산행은 줄을 지어 끌려가듯 오를 수 밖에 없을 정도이다.
저마다 베낭 뒤에는 소속을 밝힌 표찰이
자랑그럽게 펄럭이는데 서울에서 충청, 전라, 경상 등 지역도 다양하다.
인터넷의 동호회 힘이 실감난다.
이름도 성도 모르던 사람들이 산 하나를 매개로 이리 모여 들다니.....
산행의 시작점은 운두령 정상!
관광버스는 여기에 산꾼을 부려놓고 한참 아래에 위치한
제 2야영장 주차장에서 대기한다.
전체 산행 코스는 계방산 정상을 거처 옹달샘을 지나는 코스가
약 9.5km 정도 되며, 5시간 정도 걸린다.
응달진 것은 아직 눈꽃이 남아 있다...
여러 등산로 중 비교적 한산한 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계방산 정상을 700m 앞둔 고갯마루다
넓은 공터로 사방을 조망하기에 적합하다.
계방산 정상
하산길은 북쪽으로 난 길이라 눈이 더욱 많다.
하산하는 길은 내내 이러하다.
주목군락지를 거쳤는데 늙은 주목이 풍상에 지쳐 쓰러졌다.
군데군데 늙은 주목이 누웠는데 그 모습도 평화로워 보인다.
석양이 가까워지며 깊이 누운 햇살이 잔설 위를 덮었다.
차가운 눈밭이지만 따스함이 베어난다.
제2야영장 가까이 곧게 뻗은 나무들이 도열해 있어
산행의 마지막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계방산 아래 쪽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쳤다는
이승복의 생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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