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칼보다 강하다'
이 말이 문득 생각난다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 그래도 황석영 같은 식자가 있어
민주화 운동과 사회운동에 우매했던 시민들을
가슴속으로부터 응어리진 것들을 활화산처럼 토해내도록 만든
님의 펜을 믿기에....
황석영의 밥도둑은 초판 개정판에서 말하길
먹지않는 시간은 시간이 아니다 라고 했다.
민주화 투쟁을 하며 십수차례 단식을 해 본 저자로써 체험담일 것이다.
감히 그 속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 책에는 넓고 깊은 시절, 님의 먹거리에 대한 추억이 담겨있다.
요즘 티비에서는 채널마다 '먹방'이 인기지만
걸신들린 듯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어대는 뜽보들을 티비에서 볼 때
경멸하며 채널을 돌리고 만다.
그저 의미없는 몸짓과 표현을 쏟아내며 맛을 자랑하지만
내 경험이 담기지 않은 먹방은 지겨울 뿐이다.
이 책의 먹거리는 님의 추억과 체험이
나의 추억과 경험이 오버랩되면서 아렷한 향수에 젖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정치, 문화의 속살을 간접체험케 해 준다.
님은 지인들과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
다음 목적지까지 가는 것을 서둘지 않을 것 등
몇가지 규칙을 정해놓고.....
언젠가 나도 맘이 맞는 지인과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
박칼린이라는 음악가도 이와 유사한 여행철칙을 얘기한 적이 있다.
친구와 무작정 떠나지만
누군가가 목적지나 하고 싶은 것을 얘기하면
누구든 아무도 반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친구가 제안한 것을 하고 난 다음, 자기가 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제안하면 동행자는 또 반대없이 그것을 하면 되니까~
참으로 멋진 나름의 규칙이라 할 수 있겠다.
밥도둑은 5부로 나누어
군대생활과 감옥생활 그리고 사랑에 대해
유년시절 우리 맛에 대한 기억
남북교류 시 북한의 맛, 그리고 유배시절 세계 곳곳의 맛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전통의 경상도와 전라도 맛에 대한 이야기가
구성지게 엮어져 있다.
좋은 책을 선물한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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