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차가운 바람소리로
온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엄동설한이지만
햇살이 잘 드는 거실에서는 계절을 잊은 옷차림으로
해바라기를 하는 평안한 휴일 오후!
책꽂이 한 켠에 다소곳이 꽂혀 있는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 문득 눈에 띈다.
2004년
벌써 10년이 지난 시점이다.
남한산성,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
굵직한 역사 소설로 마음의 위안을 준 김훈의 에세이로
마치 온 산하를 내가 여행하는 듯한 환상을 느끼며
즐겨 읽었던 책이다.
그 때 리뷰
http://blog.daum.net/rosesense/13756151
다시 펴든 책에서는 햇볕을 보지 못해
퀘퀘한 냄새가 풍긴다.
그러나 몇 줄 읽어 내려간 그의 글에서는 향기가 아직 살아있다.
따사로운 햇살과 글의 향기가
거실을 가득 채운다.
다시 잡았던 책을 놓지 못하고 정독을 해본다.
지난날 놓친 것을 다시 붙잡는 심정으로
한 줄 한 줄 글 속으로 빠져들다 보니
마음이 봄 눈 녹듯 평온해진다.
이 기분 기대로 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깊은 감동이 사그라지기 전
펜으로 한 자 한 자 눌러 써 보았다.
김훈은 이렇게 모든 글을 연필심을 몸으로 굴려
글을 쓴다고 했다.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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