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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배달의 민족 브랜딩이야기 (참고자료)

by bluesky0321 2020. 5. 19.

정말 재미있어서 하는 일

 

김봉진 대표는 전문학원에 다닐 때든, 군대 경험을 이야기할 때든,

지금 현재 얘기를 할 때든, “그때 참 재미있었어요”, “재밌잖 아요?”와

같은 말을 버릇처럼 한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사업이

‘재미있는 것'이 되리라는 데에는 확신을 가졌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벌게 해줄 것'이라고는 상상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에게 인생의 목표는 '재미있는 일거리' 를 갖는 것이었다.

만약 떼돈을 벌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면,

아마도 그는 창업 초기에 DOS 시스템을 팔라는 IBM의 제의에

비즈 니스를 넘겨주었을지도 모른다.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는

“우주개발사업인 스페이스-X가 결실을 거두기까지 요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난 돈을 더 많이 벌 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사업이어서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있다”고 말한다.

 

비전이나 꿈과 같은 거창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무(無)에서 시작하는 창업가들에게는 '재미'가 그들을 움직이는

큰 동력임을 알 수 있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그의 책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에서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많은 창업가를 만나봤지만 주식을 공개해서

큰돈을 취한 후 손을 떼려고 하거나 상장까지만 하고 그만두려는 사람 중에

끝까지 잘된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사인 을 키워나가는 엄청난 에너지의 근원은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창업하려는 일이 개인적으로 지독히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접는 편이 손해를 줄이는 방법일지 모른다.

 

 

 

 

사소한 성가심

 

비즈니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 함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하지만 성가시거나

귀찮은 일들을 뜻하는 것이리라.

 

그렇게 소비자가 가려워하는 점을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Adrian J. Stywotzky의 멋진 용어로

표현하자면 '고중점 (hassle points)'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고충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

 

아무리 부녀지간이라 해도

아버지의 양말과 딸의 속옷을 한 꺼번에 빨기는 싫은 법.

그렇다고 양도 많지 않은 빨래를 별도로 돌리기도 그렇고...

이런 소비자의 고충점을 해결해준 것이 엘지 전자의 '트윈 워시'다.

통돌이 세탁기와 트롬 세탁기가 위 아래 로 함께 있으니,

세탁물을 구분해 동시에 빨 수 있다.

 

이런 고충은 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인지,

엘지 세탁기는 세 계 어느 시장에서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의 사소한 짜증을 해결해준 보상이다.

현금이 든 두툼한 지갑을 가볍게 만들어준 것은 신용카드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종류별, 용도별로 늘어난 신용카드가

오히려 지갑을 더 두껍고 불편하게 만들고 말았다.

두 꺼운 지갑은 성가시다.

 

 

2013년, 현대카드는 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위한 복잡함을 없애고,

프리미엄 카드를 제외한 기존의 모든 카드를 적립용인 M 계열과

캐시백 할인용인 X 계열의 두 가지로 단순화 했다.

그 결과 출시 50일 만에 카드별 사용액이 34% 증가했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장년층과 혜택 조건에 민감한 젊은층으 포함해

신규가입자가 14% 늘어났다.

 

시인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그들은 사물에서도 마음을 느끼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들여다 본다.

경영자들에게 시 짓는 법을 가르치는 황인원 시인은 시인 이 세상을 보는 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모름지기 시인은 관찰하고(Observe), 질문하고(Ask), 귀담아 듣고(listen),

그 결과 통찰력을 갖게 되어(Insight), 다른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는 (Surprise)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문자만 줄여서 'OASIS' 라고 기억하자.)

 

그의 말을 들으면서 마케터도 시인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객을 관찰하고, 고객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때

사소한 성가신 점을 찾게 되고, 다른 기업은 놓치는 가려운 곳을 찾아 긁어줄 때

고객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각해낼 수 있지 않을까.

 

 

 

 

책은 도끼다.

 

Leadership은 readership에서 나온다더니,

김봉진 대표는 책을 엄청 많이 읽는다.

읽은 책 중에서 특별히 유익했던 책을 골라

《청년창업, 8권의 책으로 시작하다》라는 책을 썼을 정도니까.

 

무지하게 바쁜 그가 무한정 시간을 할애하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도,

그가 내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란다. 

한국에 돌아와 교수를 한 지 27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보았다.

 

타고난 재능이 각별한 사람도 있고,

머리가 뛰어난 사람도 있고, 체력이 남다른 사람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을 꼽는다면,

학력이나 지능이나 연령과 상관없이 여전히 공부하고 꾸준히 책을 읽는다는 점이다.

 

그들과 대화해 보면, 어쩜 세상을 이리도 앞서 나갈까 싶어 놀랄 때가 많았는데,

바로 독서가 그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색다른 관점을 갖게 해주는 최고의 스태프이었으며,

그들의 놀랄만한 내공은 바로 책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웅현 CD가 쓴 《책은 도끼다>라는 책에 인용한 카프카의 말처럼,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트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핵심을 찾으려면 응축하라

 

사람들은, 의식하는 하지 않든

매 순간 여러 가지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우선 본인의 이름 석자가 관리해야 할 첫 번째 브랜드다.

나아가 자기가 속한 기업의 브랜드는 물론이고,

가문의 명예나 졸업한 학교의 명성, 조국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그 이름의 가치를 높이려 신경 쓴다.

어찌 보면 사람들이 일생 동안 하는 일이, 본인과 관련되는

각종 ‘브랜드를 관리하며 사는 것 (branding)'이 아닌가 싶다.

 

삶에서나 사업에서, 브랜드 관리에 최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브랜드의 개념(brand concept, 김봉진 대표는 이를 비전이라 표현했다.

용어는 어떻든 상관없다)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우리 사업의 특징을 주욱 나열해 보아야 한다.

열 가지고 스무 가지고 나열한 후, 그것을 자꾸 줄이고 줄이며 응축해 보라.

 

최근 인기 있던 책 중에 심플》이라든지 《단》,

또는 머리에 딱 들러붙는 한 단어를 찾으라는 의미의

《스틱과 같은 책들이 주장하는 것이 응축하라는 메시지다.

그런데 응축이란 단순히 짧게 줄이기'가 아니다.

응축에 응축을 해나가다 보면 '핵심에 다 가가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의 몬태나 주는로키산맥에 걸친 산악지역이다.

풍광이 아름답지만 외딴 이곳에 새로이 목사가 부임한다.

 

그 목사에게는 아들이 둘 있는데,

학교 공부가 미흡하다고 각했는지 직접 공부를 가르친다.

어린 아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그 내용을 두 페이지로 줄이도록 시키는 것이다.

줄여온 글을 보 며 틀린 곳을 고쳐주고, 이번에는 한 페이지로 줄이라고 한다.

줄여오면 또 반 페이지로 줄여오게 한다.

 

이 아버지 목사가 하려 는 교육이 뭘까?

우리도 여러 장의 보고서보다

'원 페이지 보고서(one-pagereport)' 만들기가 더 힘들지 않던가.

아마도 어린 아들에게 책의 '핵심을 찾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리라.

- 내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찾고 싶은가?

 

우선 특징을 나열 하고 그다음에 응축하려고 애써보라.

응축하고 또 응축하여 몇개의 단어로 집약해 보라.

응축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핵심에 다가가는 고심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페르소나가 느껴지는 기업에 호감을 갖는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격(personality)이 있으며,

개인의 진짜 성격은 자신마저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의 성격대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내향적이라 해도 필요에 따라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하듯,

성숙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성격을 페르소나(persona)라 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페르소나를 상대방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며,

그에 맞춰 반응한다.

 

그러므로 제대로 성숙한 성인이라면,

성격의 단점을 보완하고 페르소나를 잘 가꾸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들도 브랜드의 진정한 성격(brand personality)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한 이미지(brand persona)를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반응 을 할 뿐이다.

그러므로 페르소나를 치밀한 계획 아래 전략적으로

잘 구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애플은 천재 같다' 라거나 '구글은 캐주얼하다'라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또는 '다이소는 값이 싸다' 라거나 삼성은 품질이 좋다' 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적을 가까이 하라

 

만년적자에 허덕이던 SAS 항공을 단번에 턴어라운드시킨

얀 칼 슨Jan Carlzon 사장이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옮겨본다.

“우리가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도 인간이다 보니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짐을 잃었다가 찾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승객의 짐을 찾아주는 문제해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짐을 잃고 걱정하고 염려했을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짐을 잃었던 고객들은 우리에게 등을 돌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영원한 충성고객이 됩니다.” 

 

미국의 고객만족 조사기관인 TARPTechnical Assistant Research Program가

진행한 수많은 연구 결과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족스러웠던 고객에게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을 잘해주면 확실 한 충성고객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영화 <대부Godfather)의 주인공 마피아 두목인 마이클 클리오네가 한

멋진 말을 다시 새겨보자.

“친구를 가까이 두어라, 그러나 적은 더 가까이 해라

(Keep your friends close, but your enemies even closer).

한때는 적과 같던 사람에게 잘 대해주어 마음을 돌리면

친구보다 더 충직한 지인이 되듯이, 우리에게 불만을 가진 고객이

더 충성고객이 될 수 있다.

 

 

 

 

고객 유치보다 고객 유지

 

'호프집'이란 맥주가게를 처음 만들고 성공시킨

이는 오비맥주의 이영길 부사장이다.

'경영의 신'이라 불릴 만큼 지혜로워 큰 회사 든 작은 회사든 잘 키운다.

 

그분이 은퇴 후에 하신 작은 사업 중 하나가 깡장집을 만든 것이다.

강남의 뒷골목에서 시작했는데,

비벼 먹기 좋게 양념한 된장을 만들어 야채를 함께 넣고 비벼 먹으면

점심 한 끼로는 족 하다.

 

그 음식점을 처음 만들었을 때,

어떻게 홍보하시느냐고 물었다.

강남에서 신장개업하면 부채나 라이터, 휴지 등을 나눠주며 홍보하던 시절이었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그런 거 필요 없고요,

신장개업하면 샐러리맨들이 지나가다 한 번은 들르거든요.

한 번 들른 사람이 '음식 맛있군, 가격도 착하고...”라고 느껴서

'다음에 또 와야겠다' 그 생각만 하게 만들면 돼요.”

‘고객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 유지’이며,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고객평생가치(CLV: Customer Lifetime Value)이다.

이는 누군가가 어느 기업의 고객으로 머무는 기간 동안 창출하는 총이익을 의미한다.

CLV의 관점에서 보면, 고객을 새로 개발하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보다

재거래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적게든다. 

 

 

 

 

 

대중과 호흡하는 키치

 

'키치'의 원래 의미는

고미술품을 모방한 복제품이나 통속적인 미술품을 말한다.

1970년대 이발소에 걸려 있던

밀레의 〈만종) 복제품이나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씨가 적힌

소녀의 기도 그림을 연상시킨다.

 

한마디로 조악한 감각으로 만들어진

그림이나 조각, 대중가요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키치는 더 이상 사이비 예술로 취급되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귀족적 미학에 반기를 들고 감각적이고

가벼운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의 취향과 맞물려 포스트모던 예술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마케팅에서는 의도적인 촌스러움과 복고풍,

유쾌한 유머의 형태로 ‘키치’를 활용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고급문화로 여겨지던 기성 예술의 정석을 깼다는 점에서

B급 문화와 키치는 맥락을 같이한다.

좀 더 명확히 정리하자면,

키치 는 B급문화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키치를 잘못 구사하면 진짜 촌스럽고 격이 떨어져 보일수 있다.

키치 문화를 선도하면서도 대중과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줄다리기를 잘해야 한다.

배민이 '키치'와 'B급문화'를 어떻게 활용해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냈는지 주목해 보자.

 

 

 

덕후 커뮤니티의 힘

 

덴마크 어린이들의 장난감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블록 장난 감으로 승승장구하던 레고,

그러나 1990년대에 등장한 비디오게임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아이들이 레고를 외면하고 현란한 영상으로 자극적인 즐거움을 주는

비디오게임에 빠 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1998년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레고는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레고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갖은 애를 썼다.

블록 신제품을 2배 이상 늘린 것 외에도 아동복, 시계, 출판, 미디어,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고객 들은 레고로부터 멀어져갈 뿐이었다.

급기야 2004년 파산 위기에 직면한 레고는 가족경영 방침에서 벗어나

외르겐 비크누드스토르프를 새로운 CEO로 영입한다.

 

그는 사업확장 전략을 접고, '다시 블록으로(Back to the Brick)를 외치며

핵심사업인 '블록'에 집중하기로 한다.

확장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 진화를 통한 혁신을 시도한 것이다.

레고는 당시 12세 미만 아이들이나 갖고 노는 장난감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블록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로봇 브랜드 마인드스톰Mindstorms에 어른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앱과 결합해 3D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레고 퓨전Fusion 또한 그 진화의 일환이다.

그런데 수많은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고객 접점에서의 소통이다.

 

레고는 성인 팬들을 규합해 AFOL(Adult Fans Of LEGO)라는

커뮤니티를 조직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회원이 10만여 명에 이른다.

그들은 각 지역의 클럽 이나 사용자 모임을 주관하고,

웹사이트 활동, 출판 등에 관여 한다.

어려서 레고를 갖고 놀았으나 청소년기를 거치며 손을 놓 았다가

(그들은 이 시기를 '암흑시대'라 부른다) 다시 레고에 빠져든 20~30대가 주고객이다.

레고는 28개국에서 열성 팬 45명을 선 발하여 레고 홍보대사로도 임명했다.

 

레고 블록을 사용하기는 하나 회사가 제공하는 키트에 맞추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발상으로 만드는 것을 MOC(My Own Creation)라 일컫는다.

AFOL 회원들은 더 기발한 상상력 과 창의력을 보여주는

MOC를 만들어 자랑하는 것이 큰 즐거 움이다.

부릭페스트(Brickfest)와 같은 연례 컨벤션에서 공동으로 만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MOC는 첨단기술 잡지의 단골기사로 장식된다.

 

하지만, 더 작은 규모라도 자신이 만든 레고 작품을

각종 SNS 에 올려 '좋아요'를 끌어내는 재미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일이되고 있다.

셰프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일반인들보다도

다른 셰프의 존경을 받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란다.

AFOL도 다른 회원들의 칭찬이 최고의 찬사가 된다.

그들의 응집력은 레 고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고 강화시키는 주요한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1980년대 초,

다 죽어가던 할리 데이비슨을 회생시킨데 HOG.(Harley Owner Group)라는

동호회 조직이 큰 역할을 한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할리 데이비슨의 홈페이지에는 “할리 데이비슨을

구입한다는 것은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끝난 게 아니고...(At Harley Davidson, the purchase of motorcycle is

the beginning of the relationship, not the end)”라고 쓰여 있다.

 

HOG는 회사 차원에서 만든 조직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 만든 조직이지만,

본사에서는 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브랜드는 고객과 관계를 맺고, 고객이 브랜드 안에서 소속감

계속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SNS를 통한

객 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진 오늘날,

팬클럽은 단순히 고객접점 관리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진정성을 띤 마케팅 활동의 장場으로 적극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니즈 말고 원츠

 

물을 크리스털 잔에 따라 마신다고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물맛도 같을지언데,

왜 비싼 크리스털 물잔을 사려 할까?

 

향초가 꼭 필요해서 살까?

명품백이 가격만큼 기능이 더 좋아서 사는 걸까?

이에 대한 대답을 정리한 사람들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왜 살까

(Why people buy things they dont need)》라는 책 이 있다.

 

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니즈(needs)가 아닌 원츠(wants) 때문이다.

20세기에는 니즈만으로도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이제 니즈는 상당 부분 충족되었다.

21세기 마케팅의 초점은 원츠의 충 족이다.

 

카메라를 잘 아는 친구에게 가장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소개해 달랬더니,

서슴없이 소니 RX-1을 추천한다.

그저 아무렇게나 찍어도 다 잘 나온다는 것이다.

그럼 그 친구는 무슨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까?

라이카 M이다.

 

수동포커스에, 줌도 되지 않으며,

보이는 화면과 찍히는 화면이 동일하지 않은 레인지 파인더range finder

방식이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왜 그 좋다는 소니를 안 샀느냐고 물었더니,

조작이 '너무 쉬워서 재미가 없단다.

가격은 어떤가? 렌즈 빼고 본체만

소니 카메라의 3배 가격으로 900만 원에 이른다.

왜 그 카메 라에 집착하느냐고 했더니 “디지털 카메라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원츠'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비싼 가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안 사도 될 걸 사게 만들고, 고장나지 않았는데도

또 사게 만들고, 더 비싸게 사도록 만드는 것이 원츠이지만,

를 통해 사람들의 행복감과 만족은 더 높아진다.

 

원츠의 세상에서는 가격의 제한도 없고, 수요의 끝도 없다.

원츠를 자극할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 블루오션 시장의 기회가 있다.

 

 

커뮤니티 마케팅

 

현재 미국 전역에 분포된 9곳의 에이스 호텔을 보면,

객실 점유 율이 비수기 80%, 성수기 95%라고 한다.

이 호텔을 슬쩍 보면,

기존의 호텔과는 거의 정반대 개념인 특성이 많다.

 

로비를 개방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리셉션 창구는 정면이 아니라 구석에 위치시켰다.

냉장고에 가득한 음료수는 무료이며,

호텔답기보다는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가정집처럼 꾸몄다.

 

입지 또한 번화가를 피해 외진 곳에 자리 잡았고,

호텔 고유의 인테리어 없이 지역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개성을 자랑한다.

뭐든지 기존의 호텔들과는 반대로 한 듯 보인다.

그러나 잘 들 여다보면, 무조건 반대로 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호텔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에이스 호텔의 창립자 알렉스 콜더우드Alex Calderwood는 호텔에 문외한이었다.

시애틀의 구세군 보호소 건물을 호텔로 개조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고 문화 교류의 장場으로 만든 것이 에이스 호텔의 시작이었다.

 

스스로 문화 엔지니어(Cultural Engineer)라 부르던

그는 안타깝게 4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정신을 CEO 브래드 윌슨Brad Wilson이 이어가고 있다.

호텔 업業을정의한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호텔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커뮤니티와 문화적 장소를 창출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지요.

호텔 은 우리의 가치를 표현하기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할 뿐입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가는 사업은

일본의 서점, 츠타야Tsutaya도 좋은 예다.

일반적으로 서점은 중고생의 학습지로 많은 수익을 올리지만,

츠타야는 학습지를 취급하지 않는다.

타깃이 아니기 때문이다.

 

츠타야의 타깃은 1970~80년대 일 본의 고도성장기를 이끌어내고

지금은 대다수가 은퇴한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대)다.

 

그들은 시간의 여유뿐 아니라 자금의 여유도 있다.

츠타야는 그들을 정조준해 각 지역에 걸맞은 도심 속

여유로운 공간을 연출하여 플랫폼을 조성하고 있다.

그 공간을 찾아 츠타야에 온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서비스와 콘텐 츠를 개발하며,

책이나 음반을 넘어 여행상품에서 고급 가전제 품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용품을 팔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플랫폼에 기반한 커뮤니티의 구성이다.

다시 말해 비슷한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을

한데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카카오를 예로 들면, 카톡은 사람들을 모으는 커뮤니티 센터

(Community Center)가 된다.

그 센터를 기반으로 카카오 게임, 카카오 택시, 카카오 대리운전 등,

끊임없이 사업을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타깃을 정해 커뮤니티 센터를 형성한 후,

그들의 라이 프스타일을 파고드는 전략은 최근 마케팅의 주류(mainstream)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다.

식품주문 및 유통이라는 업의 본질에 따라

이용 빈도가 높은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한 후, 커뮤니 센터를 구축하여

그들의 삶과 소비패턴에 파고드는 것이다.

 

제 마케팅은, 업의 본질에 맞는 타깃 고객을 설정하고

그들 이 라이프스타일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상품을 제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그들의 욕구와 생활패턴에 걸 맞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단가가 1회 2만 원 정도예요.

그중 6000원 정도가 부동산 비용인 셈이죠.

6000원이면 우리나라 물류비로 집 앞까지 친절하게 배달 해 주고도 남는 돈이잖아요.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강남구 전체를 커버하려고 하면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 많은 기업이 내부 브랜딩을 소홀히 여기는 편이다.

어쩌면 이 부분이 배민의 경영방식에서 배울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 개념에 대해 다소 길게 설명하려 한다.

 

많은 기업들이 업의 개념이라든지 미션, 비전 등을 설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든 것이라도 그것을 액자에 걸어놓거나

홈페 이지 첫 화면에 띄워놓기만 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회사 구성 원에게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을 내재화(internalize)하는 것이 중 요하다. 

 

우리나라 핸드백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MCM이 시장의 리더 였으나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LO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MCM 을 많이 따라가고 있었다.

이렇게 상승세에 있을 때 LQ가 MCM 을 추월할 계기를 마련하고자

새롭게 '슬로건'을 만든다.

 

당시 MCM과 LQ를 비교하자면,

MCM은 젊은 이미지를 표방 하는 데 반해,

LQ는 다소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약점을 뒤집어 보면 강점이 되는 법,

올드해 보이는 듯한 이미지는 성숙해 보인다든지

직장인 느낌이 난다든지 세련되어 보인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이 느낌을 집약해서 그들은 '이지적(intellectual)'이라 표현했다.

 

MCM 디자인이 소위 블링블링하다는 말로 표현되는 것처럼

밝고 현란한 반면, LQ 디자인은 꽤 점잖다.

그래서 눈에 확 띄진 않지만 늘 한결같아 쉽사리 질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런 점 을 한마디로 ‘우아하다(elegant)'고 표현하여,

브랜드 컨셉을 '이지적 우아함(Intellectual Elegance)' 이라고 정했다.

본사 중역들은 이것이 바로 LQ가 지향하는 것이라며 매우 만족했다.

 

 

 

 

빅터 파파넥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은

사회와 환경에 책임지는 디자인을 강력하게 주장한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이다.

김봉진 대표가 존경한 나머지 배민 사무실 벽에 커다랗게 붙여놓은 파파넥의 글,

'인간 을 위한 디자인'의 일부를 함께 읽어보자.

 

산업디자인보다 더 유해한 직업들은 존재하긴 하지만, 그 수는 극소수이다.

역사상 어느 시기에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서 진지하게

전기빗이나 모조 보석을 씌운 구둣주걱, 욕실에 까는 밍크카펫 등을 디자인하고

이 물건들을 수백만의 사람에게 팔기 위한 정교한 계획을 구상했던 적은 없었다.

 

그 전에는 만약 어떤 사람이 사람들을 죽이려 한다면

그는 장군이 되거나 핵물리학을 공부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산업디자인이 대량생산을 토대로살인을 자행하고 있다.

 

범죄적이라 할 만큼 안전성이 결여된 자동차 디자인이

매년 전 세계적으로 거의 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들며

새로운 종류의 영구적인 쓰레기를 창조하여 환경을 파괴하고,

또 우리가 숨쉬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재료와 과정을 선택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은 위험한 부류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들이

젊은이들에게도 그대로 전수되고 있다.

모든 것들이 계획되고 디자인되어야 하는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디자인은 인간이 도구와 환경(더 나아가 사회와 자아)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는 높은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 요구된다.

 

 

 

 

꽃은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 생겨난다.

 

'브랜드 없는 상품(No brand goods)'임을 내세우며

1980년에 설 립된 무인양품無印良品 MUI.

고객에게 편리하고 실용적인 생활을 제 공한다는 명분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이미지를 심으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안이해진 경영진이 초심을 잃고

제품군을 늘린데다 아이덴티티를 잃고 컨셉이 모호해지던 터에,

유니클로와 다이소 의 출현,

일본 경제의 침체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의 감소 등 악 재가

겹치면서 경영이 심하게 악화되었다.

1999년을 정점으로 내 리막에 들어서더니 2001년에는 바닥을 치며 중환자가 되었다.

 

이때 지휘봉을 잡은 마쓰이 타다미쓰Matsui Tadamitsu 사장은

두 가지 핵심전략으로 무인양품을 재기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나는 모든 업무의 매뉴얼 작업화이다.

그는 무분별하게 늘어난 매장 들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어떤 사소한 작업이라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를 표준화했다.

그 집적이 2000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 '무지그램Mujigram'이다.

그는 다른 기업도 너무 비대해지기 전에 미리 업무의 중심이 되는 분명한

룰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다른 한 가지는 컨셉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마침 철학적 깊이가 있는 디자이너 하라 켄야 Hara Kenya가

아트디렉터로 조인한다.

 

하라 켄야는 공空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잡고

최소한의 디자 인을 하되 '비움'은 소비자가 채워나가게 한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그가 쓴 《디자인의 디자인(Design of Designa)》 책이 설명하듯이,

비어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도 다 포용할 수 있는 잠재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철학은 제품뿐 아니라 매장이나 광 고, 포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무인양품의 단순성(simple), 편리성(convenient), 실용성(practical), 합리성(rational)이란

이미지를 소비자가 일관되게 인식하도록 전하면서 턴어라운드에 결정적 역 할을 한다. 

 

타다미쓰의 방식이 하라켄야의 디자인과 만나 꽃을 피웠듯이,

애플이 재기한 데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조너선 아이브라는

출중한 디자이너를 만났기에 가능했다.

철학 있는 경영자와 궁합이 잘 맞는 디자이너의 결합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디자인이 있기 전에

경영자에게 뚜렷한 개념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고 외국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을

비싼 몸값에 영입하고도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전달해야 할

기업의 방향이나 철학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철학이 있어도 꽃(디자인)으로 피어나지 않고

땅에 묻혀 있기만 하면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거꾸로 꽃을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도 뿌리(철학적 깊이)가 약하면

그냥 조화造花로 끝나고 만다.

꽃은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 생겨난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제공하고 싶은지, 우리 기업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그 근본적 철학이나 개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