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정기산행은
매우 의미가 있는 산행이었다.
그것은 기다림의 기쁨과 첫 만남의 설렘과
자연의 선물이 있기 때문이다.
당초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동엽령 - 삼계삼거리 - 중봉 - 향적봉을 거쳐
무주 스키장 정상인 설천봉에서 곤도라를 타고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역으로 무주스키장에서 곤도라를 먼저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가
향적봉을 거쳐 안성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무주스키장 주차장에 오전 10시 경 도착했으나,
곤도라를 타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안타고, 안먹고 만다는 산우님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여기서 "기다림"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배우며,
오후 1시가 넘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오를 수 있었다.
사진은 중봉에서 찍은 산행도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의 지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설천봉에서 곤도라를 내려 향적봉까지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높은 산인 덕유산 향적봉
1,614미터를 너무나 쉽게 등정했다.
이 곤도라를 타기 위해 2시간 반을 줄을 서 기다렸다.
곤라라 속도는 초속 5미터, 수송능력은 시간당 2,500명이라고 하니
줄을 선 우리일행 앞의 인산인해는 상상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드뎌 설천봉에 올랐다.
파란하늘과 하얀 눈세상이 기다린 기쁨을 맛보게 한다.
오후 1시가 넘어 살짝 주린 배를 안고 향적봉으로 향한다.
형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설천탐방지원센터를
우로 돌아 줄줄이 오르다 보면
채 30분도 걷지않아 향적봉 정상이다.
사람이 붐벼 사진찍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이 많은 장소는 사람도 배경이라 생각하면 그만이다.
자연석으로 세운 이정표가 정겹다.
정상에서 남덕유산쪽으로 바라 본 풍경!
우리나라 산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포샾할 때 여러 레이어를 겹쳐 놓듯 겹겹이 쌓인 산들의 레이어!
이런 풍경에 외국인들은 감탄한다고 한다.
향적봉에서 대피소 쪽으로 내려오는 등산객의모습이다.
말 그대로 장사진이다.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의 인연들이 스치고
던지는 덕담이 하루를 즐겁게 한다.
주목의 군락이라고 하기는 민망하지만 듬성듬성 서 있는
주목이 주목을 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을 보며
자연의 겸손을 배운다.
설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황매산도 이와 비슷한 풍경이 있다.
아마 "아고산대"인 모양이다.
황매산엔 봄이면 철쭉이 흐트러지는데
덕유산 봄 풍경은 어떠한지 찾아 봄직하다.
중봉으로 올라가는 길
중봉 이정표이다.
동엽령으로 내려 가는데 거리가 만만찮다.
송계삼거리 이정표!
덕유산엔 두가지의 이정표를 세워 두었다.
위의 사진과 같은 이정표와 친절히 지도를 곁들인 아래와 같은 이정표!
덕유산 탐방지원센터의 센스가 엿보인다.
송계삼거리에서 동엽령으로 가는 길엔
눈이 제법 쌓여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동엽령 이정표!
아아~ 여기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인데
안성탐방지원센터까지 4.5킬로미터!
역시 등산은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려가는 것이 문제로다.
그나마 지는 햇살에 빛나는 상고대를 보는 순간,
무거운 발걸음의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여기저기 탄성을 지르며, 셔터를 눌렀지만 렌즈는 눈에 비친
감정까지 담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산길 8.4km
다 왔다는 안도감에 잠시 긴장을 늦춘 사이
여기저기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햇볕을 받은 길이 노곤노곤하여 아이젠을 벗어도 되겠다는
성급한 판단이 화를 불렀다.
넘어지신 분들의 상처가 깊지 않길 바랍니다.
저도 멍든 손바닥에 물파스를 바르며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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