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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스카이의 여기저기 자잘한 여행기
도서 감상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by bluesky0321 2014. 4. 21.

2000년 초반

MBC 느낌표라는 프로에서

"책을 읽읍시다"라는 국민 계몽적 내용을 방송한 적이 있다.

이 프로에서는 산간지역 및 도서지역의

공공도서관 건립을 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이 프로에서는 좋은 책들을 많이 선정하여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도

그 때 선정도서이다.

익히 알고 있는 제목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때 이책을 보지는 못했다.

 

훌쩍 10여년 이상이 지난 지금

시인을 찾아서를 너무 늦게 읽어 아쉽다는 소회가 남는다.

이 책을 읽는 며칠동안 가족들은 물론이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책 참 좋더라"는 말을

여러차례 하곤 했다.

 

지금이라도 난 이책을 읽게 된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

여기에 소개된 22분의 민족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마침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꽃 같은 학생들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있어

독립, 군사독재 타도, 419, 남과 북의 이념을

노래하는 시들이 답답한 심경에 데자뷰되어 며칠 눈물의

밤을 새우기도 했다.

 

 

신경림이란 시인의 시는

한 편도 찾아보지 못했지만 시인으로 인해

22분의 시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포스팅 이후 신경림 시인의 시를

찾아 볼 요량이다. 

 

 

초판이 1998년이니 16년 전 발간이구나

10여년이라 한 앞의 내용이 무색하다.

그러나 세월의 느낌은 물리적인 것과 반드시

 비례하진 않는다.

 

 

 

22분의 시인을 소개한다.

대표작 및 일화도 남길 요량이라 22분을 한꺼번에

포스팅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목차에 나온 순서대로 11분씩 나누어 2부로 나눈다. 

 

 

김영랑 시인부터는 다음 편에서 소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으로 시작하는 "향수"라는 시를 정지용 시인보다 먼저 알게 됐다.

 

정지용의 생가는 충북 옥천군 하계리 40번지

시비는 죽향초등학교와 옥천 체육공원 내에 있다.

 

종달새

 

삼동내 -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랴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별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어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니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일힐 리야.

 

 

다알리아

 

가을볕 째앵하게

내려쪼이는 잔디밭.

 

함빡 피어난 다알리아.

한낮에 함빡 피어난 다알리아.

 

시악시야, 네 살빛도

익을 대로 익었구나.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익을 대로 익었구나.

 

시악시야, 순하디 순하여다오.

암사슴처럼 뛰어다녀보아라.

 

물오리 떠돌아다니는

흰 봇물 같은 하늘 밑에.

 

함빡 피어나온 다알리아.

피다 못해 터져나오는 다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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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시인 생가는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시비는 마을 입구에 있다.

 

 

조지훈의 생가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마치 내가 찍은 사진인 것 처럼 혼란스러웠다.

경북 문경의 김룡사란 절이 있는데

김룡사의 암자인 대성암과 너무 흡사했기 때문이다.

아래 대성암 입구 사진과 비교해 보니 신기하리만큼 닮았다.

 

 

2007년 봄볕이 좋은 날

직접 찍은 사진이다.

 

조지훈은 목월에게 바치는 헌시로

완화삼이 있다.

이 완화삼의 답시가 박목월의 나그네이다.

 

 

완화삼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 가는

물 길은 칠백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그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조지훈의 완화삼을 박목월의 나그네는

완화삼의 이미지를 보다 단순화하고 구체화한 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그네는 완화삼을 원전으로 한

완화삼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6.25의 격전이 심했던

대구 인근의 다부원에 직접 가서 썼다는

"다부원에서"를 감상 해보자

 

 

다부원에서

 

한달 농성(籠城)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

 

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구나

 

조그만 마을 하나를

자유의 국토 안에 살리기 위해서는

 

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

 

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

이 황량한 풍경이

무엇 때문에 희생인가를.....

 

고개 들어 하늘에 외치던 드 사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

 

스스로의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

길 옆에 쓰러진 괴뢰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

움직이던 생령들이 이젠

 

싸늘한 가을바람에 오히려

간 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미암음이 없고

구것을 또한 믿을 수 없다면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느냐

 

살아서 다시 보는 다부원은

죽은 자도 산 자도 다 함께

안주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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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시인의 생가는

전북 부안 선언리이다.

시비는 전주 덕진공원과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해창공원에 있다.

 

발음

 

살아보니

지구는

몹시도 좁은 고장이더군요

 

아무리

한 억만년쯤

태양을 따라다녔기로서니

이랗게도 호흡이 가쁠 수가 있습니까?

 

그래도 낡은 청춘을

숨 가빠하는 지구에게 먀달려 가면서

오늘은 가슴속으로 리듬이 없는

문물을 흘려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여보!

안녕하십시요.

 

오는 봄엔

나도 저 나무랑 풀과 더불어

지줄대는 새같이

발음하겠습니다.

 

 

산산산

 

지구엔

돋아난

산이 아름다웁다.

 

산은 한사코

높아서 아룸다웁다.

 

산에는

아무 죄없는 짐승과

에레나보다 어여쁜 꽃들이

모여서 살기에 더 아름다웁다.

 

언제나

나도 산이 되어보나 하고

기린같이 목을 길게 늘이고 서서

멀리 바라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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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인은

송추 울태리 태생이다.

시비는 광릉수목원 중구임업시험장 앞에 있다.

 

북치는 소년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찍이는

진눈깨비처럼

 

 

시인학교

 

공고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김관식, 쌍놈의 새끼라고 소리지름.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 내에서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김소월

김수영 휴학계

 

전봉래

김종삼 한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브르쿠 협주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교사.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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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시인의 생가는

부여 시내 동남리에 있다.

시비는 나성터 기슭에 있다.

 

 

진달래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머물고 있어요.

 

잔디밭엔 장총을 버려 던진 채

당신은 잠이 들었죠.

 

햇빛 맑은 그 옛날

후고구렷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묻던,

거기가 바로

그 바위라 하더군요.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뼛섬은 썩어 꽃죽 널리도록

.

 

남햇가,

두고 온 마을에선

언제인가, 눈먼 식구들이

굶고 있다고 담배를 말으며

당신은 쓸쓸히 웃었지요.

 

지까다비 속에 든 누군가의

박목을

과수원 모래밭에선 보고 왔어요.

꽃살이 튀는 산허리를 무너

온종일

탄환을 퍼부었지요.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고 있고

바위 그늘 밑엔

얼굴 고운 사람 하나

서늘히 잠들어 있었어요.

 

꽃다운 산골 비행기가

지나다

기관포 쏟아 놓고 가버리더군요.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그리움은 회올려

하늘에 불붙도록.

뼛섬은 썩어

꽃죽 널리도록

 

바람 따신 그 롓날

후고구렷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묻던

그기가 바로

그 바위라 하더군요.

 

잔디밭엔 담배갑 버려 던진 채

당신은 피

흘리고 있었어요.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애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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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 시인은 대전사람이다.

시비는 보문산 사정공원 내에 있다.

 

 

저녁눈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오류동의 동전

 

한때 나는 한 봉지 솜과자였다가

 

한때 나는 한 봉지 붕어빵였다가

 

한때 나는 좌판에 던져진 햇살였다가

 

중국집 처마밑 조롱 속의 새였다가

 

먼 먼 윤회 끝

 

이제 돌아와

오류동의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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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우 시인은 광주사람이며

시비는 광주시민 고우언에 있다.

 

 

휴전선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더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신라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장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마주 향한 앙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4월의 피바람도 지나간

수난의 도심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구나.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갈라진 가슴팍엔

살고 싶은 무기도 빼앗겨버렸구나.

 

아아 저녁이 되면

자살을 못하기 때문에

술집이 가득 넘치는 도심.

약보다도

이 고달픈 이야기를 들으라

멍들어가는 얼굴들을 보라.

 

어린 4월의 피바람에

모두들 위대한

훈장을 달고

혁명을 도모하는구나.

이젠 진달래도 피면 무엇하리.

 

가야할 곳은

여기도,

저기도, 병실

 

모든 자살의 집단 멍든 기를 올려라.

나의 병든 데모는 이렇게도

슬프구나.

 

 

4. 19 혁명이후 그 절망감을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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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시인은 80년대까지 만 해도

접근할 수 없었던 시인이다.

카프 중앙위원회 서기장으로 카프사건으로 검거되었다

폐병으로 방면되었다 월북하여 간첩죄로 사형되었다.

 

 

우리 사문학사에서 가장 빼어난 선동시라

할 수 있는 깃발을 내리자 부터 감상한다.

 

 

깃발을 내리자

 

노름꾼과 강도를

잡던 손이

위대한 혁명가의

소매를 쥐려는

욕된 하늘에

무슨 깃발이

날리고 있느냐

 

동포여!

일제히

깃발을 내리자

 

가난한 동포의

주머니를 노리는

외국 상관의

늙은 종들이

광목과 통조림의

밀매를 의논하는

폐 왕궁의

상표를 위하여

우리의 머리 위에

국기를 날릴

필요가 없다

 

동포여

일제히

깃발을 내리자

 

살인의 자유와

약탈의 신성이

주야로 방송되는

남부조선

더러운 하늘에

무슨 깃발이

날리고 있느냐

 

동포여

일제히

깃발을 내리자

 

 

3월 1일이 온다

 

언 살결에

한층

바람이 차고

 

눈을 떠도

눈을 떠도

 

티끌이

날려오는 날

 

봄보다

먼저

3월1일이

온다

 

불행한

동포의

머리 우에

자유 대신

'조선

민주의원'의

깃발이

늘어진

 

외국관서의

자붕 위

조국의 하늘이

각각으로

내려앉은

서울

 

우리는

흘린 피의

더운 느낌과

가득하였던

만세소리의

기겅과 더불어

인민의 자유와

민주조선의 깃발을

가슴에 품고

 

눈을 떠도

눈을 떠도

 

티끌이

 날려오는 날

 

봄보다도

일찍 오는

3월1일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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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응 시인은 충주사람으로

충주 탄금대와 교현초등학교에 시비가 있다.

 

 

감자꽃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 동시가

권태응 시인 작품이다.

 

 

오리

 

둥둥 엄마 오리,

못 물 위에 둥둥.

 

동동 아기 오리,

엄마 따라 동동.

 

풍덩 엄마 오리,

 못 물 속에 풍덩.

 

퐁당 아기 오리.

엄마 따라 퐁당.

 

 

어젯밤 손님

 

사랑방 문 앞에

낯선 구두.

 

엄마 엄마 어젯밤

누가 왔수.

 

밤늦도록 떠들썩

웃음소리가

 

잠결에 자꾸만

들려 오데.

 

어젯밤 꿈 같이

오신 손님.

 

너는 너는 누군지

모를거야.

 

너 낳던 해 똑 한번

다녀 가신

 

아빠의 젤 친한

동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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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는 안동 사람으로

시비는 안동댐 아래에 있다.

 

청포도 라는 시로 익히 알고 있는 시인이다.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라들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거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민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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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시인의 생가는

보은군 회북면 중앙리 14번지이다.

생가 터 표지석은 면사무소에 있다.

주민들의 반대로....

 

 

성벽

 

세세전대만년성하리라는 성벽은 편협한 야심처럼 빼빽하거니 그러나 보수는 진보를 허락치 않아 뜨거운 물 끼얹고 고춧가루 뿌리던 성벽은 오래인 휴식에 이제는 이끼와 등넝쿨이 서로 엉키어 면도 않은 터거리처럼 지저분하도다.

 

 

The Last Train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냈다.

비애야!

 

개찰구에는

못 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흩어져 있고

병든 역사가 화물차에 실리어 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직도

누굴 기다려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만나면

목놓아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싣고 가거라

슬픔으로 통하는 모든 노선이

너의 등에는 지도처럼 펼쳐 있다.

 

 

 

11분의 주요 시들을 포스팅하니

양이 만만찮다.

그러나 여기 기록한 시 정도는 외어야 하지 않을까?

도전해 보자.

 

남은 11분의 시인도 곧 포스팅 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