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은 인간의 허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허영은 인간의 마음속에 너무나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어서
병사도, 아래 것들도, 요리사도, 인부도
자기를 자랑하고 찬양해 줄 사람들을 원한다.
심지어 철학자도 찬양자를 갖길 원한다.
이것을 반박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도 훌륭히 썼다는 영예를 얻고 싶어한다.
이것을 읽는 사람들은 훌륭하게 읽었다는 영예를 얻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것을 쓰는 나도 그런 바람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을 읽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진리는 통용될 것이다.
인간의 허영심이라고 딱히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사회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나 취향이 그 본연의 가치에 있지않고
남을 의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면 허영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테스트가 하나 있다.
미국출생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1967~)이
2007년 1월 27일 워싱턴 랑팡플라자 로비에서
연주를 시작했다.
조슈아 벨의 연주회는 입장료만 수백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연주자이며,
그가 연주한 바이올린은 1713년 산 스트라비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써
현재 약 350만불짜리이다. (환율 천원잡아도 35억원)
그런데 그 연주회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랑팡프라자에서 45분동안 6개의 레퍼트리를 연주했는데
이 연주를 잠시라도 들은 사람은 고작 7명에 불과했으며,
사례비를 낸 사람도 27명에 불과했으며,
그들이 낸 돈은 32달러였다.
왜 그랬을까?
조슈아 벨이 남루한 청바지를 입고 거리의 악사로 연주를 했기 때문이다.
정말 클래식을 좋아하고 조예가 깊다면
그 연주의 진가를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세계 최고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린의 선율에 빠지지 않았을까?
아무리 세계적인 조슈아 벨이라 하더라도
값비싼 연주회장, 매스컴의 주목, 유명인사의 환호로 이루어진
아우라가 걷히면 그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들이 바이올린, 클래식 연주 또는 미술품 감상 등
미적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는 행위들이 다분히 자기의 신분을 과시하고
사회적 계급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비싼 값을 치르고 우아하게 즐기는 연주회는
연주 그 자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연주하는 동안에는 하품을 하더라도 입장과 퇴장 시 자기에게 쏠리는
시전을 즐기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는 허영심에서 발로한 것이라고 철학자는 본 것이다.
조슈아 벨 연주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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